반면 국산 타이어는 국내에서도 힘을 못 쓰고 수출마저 줄면서 이중고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4일 타이어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동차 타이어 수입은 373만개로 전년 동기보다 9.9% 늘었다. 수입액도 2억3천100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2억2천100만달러)에 비해 1.1% 증가했다.
전체 수입량 중 70% 이상을 차지하는 승용차용 타이어 수입은 수입차 판매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한 268만개에 달했다.
산업·농경용 타이어 수입은 올 상반기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전년 대비 63.4% 늘어난 30만개였다.
올 상반기 수입 비중이 50.3%인 중국산 타이어는 자동차 제조업체의 신차용 타이어 수요 증가로 수입이 증가해 전년 동기 대비 5.0% 늘어난 188만개에 달했다. 미국산과 독일산 타이어는 올 상반기에 각각 20만4천개와 26만1천개가 들어와 전년 동기보다 각각 76.7%와 206.7%의 급신장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외제차가 늘어난 데다 국산차 운전자들의 외제 타이어 선호 현상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현대자동차는 올해 말에 출시 예정인 최고급 대형 세단 에쿠스 신형에 한국타이어 제품 대신 미쉐린·콘티넨탈 등 수입 타이어를 쓰기로 했다. 지난 1999년 1세대 에쿠스가 나온 뒤 국산 타이어를 에쿠스에 채택하지 않는 것은 처음이다.
앞서 올해 초에는 현대차 제네시스에 장착한 한국타이어의 18·19인치 ''벤투스 S1 노블2'' 제품을 둘러싸고 타이어 결함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제네시스 4만3천대에 장착한 한국타이어를 모두 독일산 콘티넨탈 타이어 등으로 교체해주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올해 3월에 출시한 2015년형 제네시스부터는 콘티넨탈 타이어와 프랑스산 미쉐린 타이어 등 외제 타이어만 쓸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중대형차의 경우 국산 타이어를 장착해 판매하면 고객이 일부러 외제 타이어로 바꾸는 경우가 많아 요즘에는 현대차 등이 아예 외제 타이어를 달아서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외제차의 폭주와 달리 올해 상반기 국산 타이어의 생산과 국내 판매, 수출은 모두 '빨간불'이었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산 타이어 업체의 총생산은 올해 상반기 4천872만개로 전년 동기 대비 3.1% 줄었다. 내수 판매는 1천153만개, 수출은 3천673만개로 각각 4.4%와 2.4%가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 국내 경기 부진으로 타이어의 내수 판매가 부진했고 환율 요인 등이 겹치면서 수출도 줄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 자동차 타이어 판매 전망도 여전히 어둡다는 점이다.
올해 하반기 국산 타이어 판매는 4천914만개로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가 예상되고 올해 연간으로 1.4% 줄어든 9천741만개로 전망된다. 반면 외제 타이어는 올해 758만개가 들어와 지난해보다 3.1% 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