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父 만난 뒤 곧바로 현안 챙겨…'경영인' 어필

불필요간 가족간 논쟁은 모두 회피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3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3일 귀국 직후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짧게 귀국 보고를 한 뒤 곧바로 현안 챙기기에 나섰다. 경영자로서 주주들에게 어필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신 회장이 이날 오후 입국해 경영권 분쟁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한 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서울 소공동의 롯데호텔. 첫 일정을 부친에게 귀국 보고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고 신 총괄회장은 "어디 갔다 왔냐"고 물었다. 이에 신 회장이 "오늘 일본에서 돌아왔다"고 하자 신 총괄회장이 "어허 그러냐"고 했다고 한다.

참석이 확인되지 않았던 신동주 전 일본롯데 홀딩스 부회장도 이 부자 회동에 참석했다고 롯데 측은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이후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찾아 현장 직원들을 격려했다. 신 회장은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이사에게 보고를 받은 뒤 "롯데월드 타워는 총괄회장의 창업 정신에 따라 롯데가 사명감을 가지고 짓는 곳임을 한시도 잊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고위 관계자는 "신 회장이 입국 후 롯데월드타워를 가장 먼저 찾은 것은 그룹 정상화의 첫 단추를 여기서부터 시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어 면세점에도방문 "롯데가 앞장서서 중국 관광객을 한국으로 불러들여 경제 활성화에 앞장 서겠다"는 뜻을 전했다.

장남인 신 전 부회장이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반(反) 신동빈' 세력을 형성하며 롯데 경영권 분쟁을 가족 간 이전투구로 만든 것과 달리 신 전 부회장은 이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모두 회피한 채 경영 일선에 올인하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경영권 분쟁의 승자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갈릴 것이라는 신 회장 측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주총 대비를 일본에서 해온 만큼 불필요한 가족간 논쟁을 피하고 경영인으로서 주주들에게 어필하겠다는 전략이라는 풀이다.

특히 경영 일선을 챙기면서 신 총괄회장의 뜻을 강조하는 것은 신 총괄회장과 갈등이 크지 않음을 보여주면서 신 총괄회장 측의 우호 지분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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