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분쟁의 첫 승부는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꼭지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총에서 결정난다.
현재 이사회를 장악한 신동빈 회장 측은 아버지 신격호 이사의 해임을,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신 회장 측 이사진의 해임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 해임을 위해서는 3분의 2 이상의 지분이 필요하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은 서로 3분의 2 이상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의 이런 주장이 가능하려면 최대주주로 알려진 광윤사(27.65%)의 지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광윤사의 지분은 아직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각각 10%대 후반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정도만 알려졌을 뿐 정확한 지분 관계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승부가 나더라도 상황이 종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룹 구조상 롯데홀딩스만으로는 그룹을 지배하기 어렵기 때문에 계열사 경영권을 더 많이 확보하는 쪽이 '왕관'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호텔롯데는 롯데홀딩스가 19.07%의 1대주주다.
또 한국 롯데에서 가장 큰 규모의 회사는 롯데쇼핑으로 연간 매출액이 그룹의 절반 가량인 30조 원에 육박한다. 개인주주 지분율은 신동주 13.45%, 신동빈 13.46%로 차이가 거의 없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8.83%), 한국후지필름(7.86%), 롯데제과(7.86%), 롯데칠성음료(3.93%) 등 1% 이상의 지분을 가진 계열사들의 이사회를 장악하는 사람이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호텔롯데 이사회는 신격호 대표이사, 신동빈·신동주·신영자 이사 등 일가와 3명의 전문경영인 대표이사 등 7명이다.
한국후지필름은 롯데쇼핑이 최대주주인 롯데상사가 지배하며 이사회는 모두 전문경영인이다.
롯데제과는 신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다.
한국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오랫동안 경영을 해온 만큼 경영진에 대한 장악력이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인사의 최종 결정은 신 총괄회장이 내려왔다는 점에서 영향력 정도와 결과에 대한 예측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왕자의 난'이 진행중인 롯데그룹은 '광윤사→일본롯데홀딩스→호텔롯데→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칠성' 등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동생 신동빈 회장은 롯데쇼핑(13.46%), 롯데제과(5.34%), 롯데칠성(4.71%), 롯데푸드(1.96%), 롯데상사(8.4%), 롯데건설(0.59%) 등을 갖고 있다.
형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쇼핑(13.45%), 롯데제과(3.92%), 롯데칠성(2.83%), 롯데푸드(1.96%), 롯데상사(8.03%), 롯데건설(0.37%) 등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