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서 폭로전 집중했던 신동주는 일본행…'아버지의 뜻' 내내 강조
지난 29일 입국한 신 전 부회장은 3일 출국할 때까지 '장남의 쿠데타'로 알려졌던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 '차남의 쿠데타'였다는 주장을 충실히 이어갔다. 2일 언론 인터뷰에서는 지난 7월 초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동생인 신동빈 회장에게 심하게 화를 내고 때리기까지 했다며 민망한 이야기도 감추지 않았다.
신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에게 등을 돌린 배경으로 지목되는 '1조원 손실'과 관련해서는 중국과 홍콩 법인의 롯데계열사들이 최근 4년간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본 것이 사실로 드러나기도 했다. 더 앞서는 신동빈 회장에 대한 신 총괄회장의 해임지시서와 육성 녹음이 공개됐다.
◇ 일본서 우호지분 다져왔던 신동빈은 입국…'상법상 원칙과 절차' 강조
신 회장이 귀국하면 아버지 신 총괄회장의 마음을 돌리는 데 애를 쓰는 한편 본격적인 여론 뒤집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가족 문제로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는 내용의 대국민 사과문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들의 시대'에는 롯데그룹 경영과 관련한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약속이 담길 수도 있다.
반대로 일본으로 건너가는 신 전 부회장은 이제야 본격적인 우호지분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한일 롯데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는 광윤사를 찾을 거란 일정도 밝힌 상태다. 자신이 주총에서 승리할 경우 자신을 따르다 해임된 이사진을 복귀시키고 아버지는 다시 대표이사직으로 돌려놓겠다는 것이다.
◇ 현 체제 장악한 신동빈, 밀려난 가족·가신그룹의 지원 업은 신동주의 반격
이 대목에서 눈에 띄는 것은 신동빈 체제에서 밀려난 가족들과 가신 그룹이 신 전 부회장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신영자 롯데재단이사장은 중립을 주장하고 있지만, 신 전 부회장 체제가 들어설 경우 면세점 사업을 가져갈 것이란 관측이 높다.
낯 뜨거운 폭로전과 무수한 추측 끝에 남은 것은 표대결 뿐이다. 장차남이 공히 3분의 2의 우호지분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비상장인 롯데홀딩의 지분 상황은 베일에 싸여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28%, 광윤사가 27.65%, 장차남이 각각 20% 안팎을 가진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누가 얼마나 많은 표를 가졌는지는 주총에서 뚜껑을 열어보는 수밖에 없다. 결국 표대결은 불가피하고, 치부를 낱낱이 드러낸 마당에 형제 간 소송전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