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한영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A씨는 지난해 1학기 개인 사정으로 8과목의 기말고사를 단 하나도 치르지 못했다.
평소 출석도 잘 하지 못한데다 시험도 보지 못해 좋은 학점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A 씨가 받은 평점은 100점 만점에 83점.
이후에도 A 씨는 절반 넘게 수업에 빠지고 시험도 치르지 않았지만 지난해 2학기와 올해 1학기에서도 평균 평점 80점 이상을 유지했다.
이렇게 받은 평점으로 A씨는 2학기에 걸쳐 400만원 정도의 국가장학금을 수령했다.
이 학생이 입학 당시 받은 국가장학금 200만원 가량을 포함하면 3학기 동안 모두 600만원의 국가장학금을 수령한 것이다.
국가장학금의 수혜 조건은 가계 소득 하위 30%에 해당하는 학생이 B 학점 이상을 받으면 된다.
A씨는 CBS와의 통화에서 "출석은 반 이상을 안 나와도 알아서 출석 체크가 되고 성적은 공부를 안 하고 시험지를 백지로 내도 B+, C+ 이런 성적이 나왔다"며 "그 후로는 그냥 안 해도 되겠다 싶어서 대충대충 다녔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학생이 앞서 유령학생에 대한 무더기 F학점 부여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B교수의 학과 소속 학생이 아닌 다른 학과 학생이라는 점이다.
이는 이번 '유령학생'에 대한 학점장사 의혹에 대해 학교 측이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모 교수와 특정 학과의 문제"라며 축소 해석한 것과는 배치되는 대목이다.
또 이 학생이 3학기 동안 20여 개 과목을 수강한 만큼 다른 학과 학생과 교양 과목 등에서 관행적이고 조직적으로 학점 퍼주기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영대학 재학생이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않고 국가장학금을 받았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한영대학이 국가장학금을 미끼로 유령학생을 모집했다는 의혹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한편 교육부는 한영대학에 2012년부터 2015년 1학기까지 모두 4,387명의 학생에게 국가장학금을 지급했고 지원금액은 총 64억 7,000여만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