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주입식 수학교육으론 노벨상 수상자는 '백년하청'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가장 기초 학문인 수학이 무시 단계를 넘어 아예 팽개쳐질 위기를 맞자 교육 당국이 특단의 대책을 내놨습니다.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 수포자를 막기 위한 조치로 지금의 중1 학생들이 고등학생이 되는 2018년부터 수학 시험에 어려운 문제 출제를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배우던 정비례와 반비례는 중학교에서 배우게 되고, 소수와 분수가 섞인 복잡한 계산을 배우지 않아도 됩니다.

중학 수학 교육의 최대공약수와 최소공배수 활용과 연립일차부등식 풀이, 이차함수의 최대·최소 구하기는 고등학교 과정으로 옮깁니다.

고등학교의 ‘기하’에선 ‘공간벡터’ 수업이 사라지는 등 수학 교과목의 전체 학습량도 지금보다 20%가량 줄어듭니다.

교육부는 “문제를 어렵게 내 수포자 양산을 막고 수학에 재미를 느끼게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합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수학이 너무 어려워 대학교를 나온 학부모도 가르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고 결국 자녀를 학원에 보내거나 과외 선생에게 맡겨야 했습니다.


오죽했으면 임산부들이 태어나지도 않은 자녀의 수포자 되는 것을 막고자 수학을 공부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합니다.

수학교육 수준을 낮추고 수학 내용을 줄인다고 해서 수포자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깝습니다.

수학은 기초 과학의 근간이며 과학기술발전의 원동력인 학문이자 복잡한 금융 파생상품도 사실상 수학입니다.

수학 공부를 하지 않고서는 일등 국가가 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2류, 3류 국가로 전락할지 모릅니다.

영화와 텔레비전, 스마트폰 등 영상 문화에 흠뻑 젖어 있는 우리 아이들이 머리 아픈 수학 공부를 가까이 할 이유가 없는 세상입니다.

따라서 수학 공부를 어떻게 하면 즐겁게 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춘 대책을 내놔야지, 현재의 주입식 수학 교육 방식을 그대로 둔 채 표피적인 처방전만으로는 수포자 양산을 막을 수도, 천재적인 수학자를 배출할 수도 없습니다.

학생들의 전체적인 수학 실력은 우리에 비해 훨씬 뒤쳐진 미국은 뺄샘 하나를 가르치는 데도 대여섯 가지 방식으로 설명합니다.

수학 교육 축소를 인기영합주의적으로 추진할 것이 아니라 수학 교육 방식을 생각하며 원리를 찾아가는 수학교육으로 바꿔야합니다.

우리 학생들이 수학적 사고와 수학의 원리를 깨우치기 위해서는 수학 교육 못지않게 철학 교육을 병행시켜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중고교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대학교에서까지도 철학 등 인문학을 경시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철학자도, 수학자도 나올 수 없는 풍토라면 노벨상 수상자는 백년하청이 될지 모릅니다.

실제로 세계 유수의 수학자들은 상당수가 철학자들이었으며 그 유명한 피타고라스 정리를 완성한 피타고라스도 철학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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