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한화 감독(73)은 30일 두산과 잠실 원정을 앞두고 향후 순위 싸움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공고해지는 듯했던 상위권도 안심할 수 없고, 가라앉아 있던 하위팀도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50경기 이상을 남긴 가운데 한 마디로 안개 정국이 전개될 것이라는 견해다.
김 감독은 "최근 5위 싸움이 치열하다"는 취재진의 말에 "5위가 아니라 2, 3위도 안심할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 3위던 두산, NC도 순위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야신의 눈에는 1위 삼성도 단단한 것은 아니었다. 김 감독은 "삼성도 2위와 승차가 많지 않다"고 봤다. 29일까지 삼성과 두산의 승차는 2경기였다. 하위권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9위 LG도 어쨌든 5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LG는 29일 현재 5위 한화에 7경기 차였다. 다른 하위팀 역시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이 주장한 혼전 전망의 이유는 연승과 연패다. 사실 시즌 초반 신생팀 케이티를 빼면 연승과 연패가 많지 않았다. 여기에 6월 케이티가 안정을 찾은 이후에는 각 팀들의 물고 물리는 육박전이 더욱 치열해졌다. 전력 평준화가 되면서 각 팀들이 5할 안팎의 승률로 치고 받았다.
하지만 8월로 넘어가는 한여름 연승과 연패 팀이 생길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 감독은 "투수가 1명이라도 쓰러지는 팀은 연패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반대로 치고 올라가는 팀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음 주부터 3연전이 2연전 체제로 바뀌어 이동 거리가 늘어나 체력 부담이 커질 것도 변수다.
이날 5경기에서 연승과 연패 팀이 3개씩 나왔다. 삼성이 NC와 홈 3연전을 쓸어담으며 4연승을 달렸다. 반면 NC는 4연패를 당했다. 넥센은 케이티와 홈 3연전을 싹쓸이하며 4연승, 케이티는 4연패했다. 또 KIA 역시 SK와 홈 3연전을 스윕했고, SK는 4연패했다.
순위도 바뀌었다. 두 달 가까이 상위권에서 맴돌며 3위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던 NC가 4위로 강등됐다. 역시 한 달 이상 장기간 4위에 머물던 넥센이 3위로 치고 올라갔다. 넥센과 2위 두산의 승차는 불과 0.5경기다. 또 다른 변동이 생길 수 있다.
KIA도 6위 SK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주 4경기에서 승차가 1경기로 좁혀졌다. 3연전 모두 끝내기 2연승을 포함, 역전승으로 장식한 KIA도 충분히 연승 가도를 달릴 발판을 마련했다. 공교롭게도 주말 김 감독의 한화와 맞붙는다.
장마가 가고 한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8월. 과연 야신의 의미심장한 예언이 현실로 다가올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