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7월 30일 (목)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권영준 교수 (경희대 국제경영학부)
◇ 정관용> 롯데그룹 형제들 간의 경영권 다툼. 어제도 제가 그런 표현을 썼습니다만 상당히 흥미 있는 기사 또 뉴스인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한번 냉정히 평가를 해 봐야죠. 이런 모습 우리가 언제까지 또 봐야 할 것인가 말이죠. 경희대 국제경영학부의 권영준 교수 연결합니다. 나와 계시죠?
◆ 권영준>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지금 큰아들, 둘째 아들이 아버지를 서로 이용해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는 그런 거 아닙니까?
◆ 권영준> 그렇죠. 지금 아버지 건강 상태도 자기들 편의에 따라서 해석하고 굉장히 복잡해져 있습니다. 이게 지금 창업자의 건강 상태와 일본과 한국의 두 개의 그룹을 갖고 있는 롯데홀딩스라는 회사에 주주권 쟁탈전 그리고 거기에 얽혀있는 국정 문제, 부인, 자식, 모든 드라마에서나 나올 수 있는 엄청난 내용들이 혼재되어 있어서 상당히 국민들도 혼란스러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혼란까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정말 표현하신 것처럼 드라마나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그런 스토리 같아요. 게다가 광윤사? 잘 모르는 회사도 등장하니까 더 영화스러워요. 그건 어떻게 되는 겁니까?
◆ 권영준> 광윤사는 방금 제가 말씀드렸던 소위 지주회사 양국, 일본과 한국의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롯데홀딩스란 회사의 지분 27.65%를 가지고 있는 회사입니다. 도쿄 신주쿠에 있는 소규모 포장재 회사고 비상장회사인데 여기에 약 50% 정도를 신격호 회장이 갖고 계시다고 그래요. 결국 신격호 회장이 아직도 지배구조의 연결고리 상으로 볼 때는 가장 영향력이 있는 분인데 아버지를, 지금 올 초에는 둘째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라고 계속 그러다가 그때는 건강이 이상이 있는데 좀 이상한 것 아니냐 그래서 지난 5월에는 소위 제2롯데 건물 건설하는 현장에 가서 휠체어 타고 사진까지 공개한 정도인데요. 이번에는 또 장남 손을 들어줬다고 해서 아버지가 건강이 안 좋은데 비행기까지 타고 간다는 게 말이 되냐. 자기 모순적인 보도자료도 내고 굉장히 혼란스럽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지금 그러면 결국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모르죠?
◆ 권영준> 조만간 곧 비상장회사이니까 임시주총은 아무 때나 열 수 있는 거니까요. 임시주총 열어서 소위 롯데홀딩스 그쪽의 회장과 우호지분을 누가 많이 가져오느냐에 달려서 판도가 달라질 것 같은데 문제는 이 롯데그룹이 이제 개인들의 회사가 아니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러니까요.
◆ 권영준> 거기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이나 우리 임직원들 또 영향력 있는 국내 5대 재벌기업인데요. 지금 이 그룹이 예를 들어서 이렇게 골육상쟁에 의한 형제 간의 전쟁을 통해서 만약에 무너진다고 할 경우에 그 후폭풍은 굉장히 크겠죠.
◇ 정관용> 그러니까 말이죠.
◆ 권영준> 지금 IMF 위기 직전부터 계속 얘기해오던 황제식 경영. 대단히 패거리적인 여러 가지 문제들이 많지 않습니까? 불투명하고 그리고 지배구조 문제 그다음에 문어발 경영 등 모든 문제들이 다 망라되어 있는데요. 선진국에서는 이렇게 지금 하지 않지 않습니까? 기본적으로 아시다시피 선진국도 가족경영 하는 회사가 꽤 있어요. 유럽에도 있고 꽤 있습니다.
◇ 정관용> 그 나라들은 이런 다툼을 바깥으로 표면화된 사례가 거의 없어요?
◆ 권영준> 없죠. 왜냐하면 거기는 대주주라고 해서 경영자로 인정하진 않습니다. 물론 경영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요. 단 그 사람은 시장에서 자기능력과 경영능력을 검증받은 사람에 한해서만 주주들이 경영자로 나설 수 있는 거거든요. 삼성가와 비교해서 많이 회자되고 있는 발렌베리 그룹 같은 경우도 지금 5대째 내려가고 있는 건 사실인데요. 중간에 그 친족이 경영을 못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시장에서 검증받은 사람이 없기 때문에 점프를 한 거예요. 건너 뛴 것입니다. 그 당시에는 전문경영인이었습니다. 일본 도요타도 전문경영인이 경영한 적이 있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시장에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지 않은 대주주는 그냥 주주로서 감시 감독하라는 이런 얘기입니다. 경영하는 데 나서지 말고.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경영을 해야 기업도 발전하고 국민경제도 발전하는 것이다. 이게 선진국의 상식이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주주들이 세금 이런 상속세 이런 것들 편법증여하려고 그러는지 모르지만 일찍부터 지분을 상속하고는 나중에 그 사람들이 골육상쟁을 통해서 다시 경영자가 나서고 거기서 또 오는 피해가 굉장히 크고 지금 그룹이 현대부터 시작해서 두산, 금호, 최근에 효성까지 굉장히 많지 않습니까?
◇ 정관용> 맞아요.
◆ 권영준> 이런 것들을 그냥 언제까지 방치할 것이냐. 이거는 정치권하고 정부, 공정거래위원회나 금융감독위원회에서 이런 건 선제적으로 사실은, 구조적으로 정상화시켜야 된다고 보거든요.
◇ 정관용> 방법이 있습니까? 정부나 국회가 개입해서 들어갈 무슨 법을 만들면 돼요, 아니면 정부가 뭘 할 수 있는 게 있나요?
◆ 권영준> 실질적으로 소액주주운동도 시민단체에서 많이 하고 있는데 이번에도 사실은 선례가 돼서 저는 찝찝하긴 한데요. 국민기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국민연금에서 도와줬는지는 모르겠지만 삼성에서 합병문제 할 때도 국민연금이 최대주주 중의 한 곳인데.
◇ 정관용> 찬성했죠, 어쨌든.
◆ 권영준> 혼자 완전히 찬성해서 삼성 측 손을 들어준 것 여러 가지 사정이 있겠습니다만 의결권 행사, 전문가위원회도 통하지 않고 그렇게 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런 것들이 실질적으로 과연 삼성 그룹의, 또는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 전체에 과연 좋은 선례가 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이게 기업 가치를 냉정하게 따져보고.
◇ 정관용> 잠깐만요, 권 교수님. 얘기가 갑자기 삼성으로 튀었는데. 그러니까 지금 이런 볼썽사나운 골육상쟁의 모습이 형제들 간의 다툼, 이런 게 여러 재벌에서 계속 반복되는데. 이걸 어떻게 선제적으로 차단하거나 할 수 있는 무슨 법이나 제도 이런 게 있습니까?
◆ 권영준> 법제도보다는 사실 관행인데요. 선진국은 그런 금도를 넘지 않는 거고 우리는 법과 제도를 다 촘촘하게 만들어놔도 이게 계속해서 나쁜 것들이 관행이 돼서 넘어가니까 이게 후폭풍이 작지 않다는 것이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조금 아까 외국에서는 가족경영하는 기업들이라고 하더라도 대주주로 그냥 있지, 경영은 전문경영인한테 맡긴다고 하셨잖아요?
◆ 권영준> 그렇죠.
◇ 정관용> 발렌베리가 있고요. 그런데 그렇게 하면 기업가치가 더 높아지니까 결국 대주주로써 자기 자산가치가 더 커지는 것 아닙니까?
◆ 권영준> 당연한 말씀이죠.
◇ 정관용> 그런데 우리의 재벌가 형제들은 왜 굳이 자기가 경영권을 갖겠다고 그러는 겁니까?
◆ 권영준> 그러니까 그룹 전체를 생각한다고 말을 하는데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식으로 '소탐대실'하는 거죠. 그 탐욕이 결국 본인의 가족 전체도 망가뜨리고. 지금 이번에 아들이 아버지의 대표이사권을 해임시켰지 않습니까? 현대는 그러지는 않았지 않습니까. 정말 상상도 못할 일들이 벌어졌는데.
◇ 정관용> 그런데 방금 탐욕이라고 하셨는데 진짜 자기 자산가치를 키우려면 경영 잘 하는 전문경영인을 데려다 놓고 감시만 하는 게 더 나은 것 아닌가요?
◆ 권영준> 제가 보기에 재벌들은 주주권의 행사보다도 경영권에 관심이 더 많은 것 같아요.
◇ 정관용> 글쎄, 그게 왜 그럴까요?
◆ 권영준> 경영을 하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 혜택들이 많지 않습니까. 권한 같은 것들. 이런 것들에 사실은 '소탐대실'하는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우려가 있습니다.
◇ 정관용> 네. 참. 아니, 우려는 같이 공감하고 있고 볼썽사납다, 이렇게 비판을 합니다마는 뾰족한 수는 없네요, 정말.
◆ 권영준>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실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있어요.
◇ 정관용> 있어요?
◆ 권영준> 공정거래위원회나 금융감독위원회. 그래서 지금 롯데 그룹 같은 경우는 지배구조가 전자기 회로판보다 더 복잡할 정도로 얽혀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 단순화시켜라. 단순화시켜라. 이렇게 해서 지주회사 형태로 가져가고 단순화시키고 하는 그런 가운데에서 삼성도 그런 과정이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권영준> 그렇게 해서 제도를 마련할 수 있는 방법도 있고요.
◇ 정관용> 그러면 진작 그런 걸 했어야 되는데 못한 거군요, 롯데에 대해서는.
◆ 권영준>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아이고, 아무튼 한동안 또 이런 모습 봐야 되네요. 참 딱합니다. 고맙습니다.
◆ 권영준>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경희대 국제경영학부 권영준 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