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이 열리는 중국 우한으로 출국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경기도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마지막 훈련을 소화했다.
소속팀 일정으로 우한에서 대표팀에 합류하는 정우영(비셀 고베)을 제외한 22명이 마지막 훈련까지 구슬땀을 흘렸다. 특히 골키퍼 3명과 합류가 늦은 김민우, 김민혁(이상 사간 도스), 그리고 전날 연습경기에서 맹활약한 이주용(전북)을 뺀 16명이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지도한 세트피스 훈련에 나섰다.
8명씩 2개 조로 나뉜 대표팀은 가벼운 패스로 몸을 풀고 나서 중앙선 부근에서 시작해 측면을 거치는 크로스, 후방에서 페널티 박스까지 상대 수비를 관통하는 직선적인 패스를 활용한 약속된 공격을 계속해서 연습했다. 다른 조는 코너킥에서 페널티박스 내·외곽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공격 상황을 대비했다.
이 가운데 최전방 공격수 김신욱(울산)의 역할은 오직 하나. 문전에 버티고 서서 동료의 패스를 받아 골대 안에 넣는, 단순하지만 대표팀에 필요한 슈팅뿐이었다.
김신욱은 머리면 머리, 발이면 발, 상당히 높은 성공률로 동료의 패스를 마무리했다. 훈련이라 상대의 적극적인 수비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김신욱은 같은 포지션에서 훈련한 동료보다 상당히 높은 성공률로 훈련을 마쳤다. 훈련이 끝나갈 때쯤 슈틸리케 감독은 정확하게 문전으로 날아온 코너킥을 그대로 받아 넣는 김신욱의 헤딩슛에 큰 소리로 환호하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훈련 후 밝은 표정으로 만난 김신욱은 “감독님께서 역할 분담을 정확하게 해주셨다”면서 “오늘은 세트피스 훈련을 했는데 내게는 앞에서 강하게 해줘야 뒤에 있는 동료들에게 기회가 날 수 있다면서 확실한 역할을 주셨다”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아 선수들끼리 경쟁하는 동아시안컵에서 2m에 가까운 김신욱의 장신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곽태휘(알 힐랄),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등이 없는 상황에서 세트피스에서 높이의 우위를 잡기 위해서는 김신욱의 역할이 더욱 필요하다.
이번에 소집된 대표팀에서도 본인이 가장 키가 크다고 너털웃음을 지은 김신욱은 “슈틸리케 감독님이 선수들을 많이 믿어주시는 만큼 처음 대표팀에 온 선수들도 편하게 자기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면서 동아시안컵의 맹활약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