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건강, 형제 간 이간질 노출…그야말로 '롯데시네마'

장남 "아버지 뜻" vs 차남 "아버지 판단력 문제 있어"…일본인 친모까지 입국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가운데),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롯데그룹 경영권을 놓고 벌이는 형제 간 다툼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이라면서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에 나설 것을 시사했고 이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을 문제 삼으며 반박에 나섰다. 여기에 형제의 친모인 시게미쓰 하쓰코 씨까지 입국하면서, 롯데가(家) 분쟁이 그야말로 '롯데시네마'가 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30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차남 신동빈 회장을 추방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일본 롯데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이 장악한 이사진을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경영자로서 아버지의 판단력은 문제가 없다는 것도 강조했다.

이에 신동빈 회장 측은 곧바로 자료를 내고 신 총괄회장이 고령이라 판단이 어렵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앞서 신 총괄회장이 장차남의 손을 번갈아 들어주면서 제기됐던 건강 이상설에 대해 말을 아껴왔다. 그러나 이날 신 전 부회장의 주장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 이상'을 공식적으로 밝힌 셈이다.

장녀이자 아버지의 총애를 받고 있는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 측과 더 가깝다는 것을 감안하면, 경영권 분쟁의 핵심 중 하나인 신 총괄회장의 의중은 현재 신 전 부회장 쪽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롯데 계열사 고위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의 주장처럼, 신격호 총괄회장은 롯데가 신동빈 원톱 체제로 꾸려지는 것을 제대로 몰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쟁 구도는 신동빈 회장과 나머지 신씨 일가로 짜여진다. 급기야 형제의 친모인 하쓰코 씨까지 입국했다. 신 전 부회장과 신 이사장 남매가 한국에서 신 총괄회장을 설득하는 작업을 한다면, 신 회장은 일본에서 경영진 장악과 우호세력 확보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의 대표이사로 있는 상황이다보니, 주주총회의 일정부터 안건까지는 모두 신 회장의 통제력 아래에 있다.

향후 일본 롯데 주주총회에서 있을 표 대결과 관련해서는,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한 입장과 마찬가지로 양측의 의견이 계속 엇갈린다. 바다 건너 일본에, 비상장 기업이지주사로 있다보니 정확한 지분율은 물론 각각 우호지분이 어떻게 되는지 객관적 자료 가 없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의 지분까지 포함해 3분의 2의 의결권을 가지고 있다고 했고 신 회장 측은 과반 이상의 의결권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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