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새정치민주연합이 검찰에 관련자들을 고발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김신 부장검사)에 사건 배당이 이뤄진 이후 본격적인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국정원국민해킹사찰대응 시민사회단체일동'은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 총 41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으며, 최근 사흘간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모집한 2천700여명도 고발인 명단에 포함됐다.
피고발인은 원세훈, 남재준, 이병기 전 국정원장, 이병호 현 국정원장, 이종명 전 3차장을 비롯해 해킹에 활용된 RCS(원격제어시스템) 구매와 운용을 담당한 실무자, 구매를 중개한 나나테크 대표 등 14명이다.
적용된 법률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뿐 아니라 국정원법 위반 및 직권남용 혐의도 추가됐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국정원은 RCS를 국내 민간인을 대상으로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 몰래 특정 정치세력을 위해 국민을 감시하고 개인정보를 훔쳐본 게 의혹의 핵심인 이상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중범죄"라고 주장했다.
대표 고발인으로 나선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송주명 상임의장은 "정부와 여당은 이 사건을 국가안보라는 이름으로 뭉개고 넘어가려 하지만 너무나 강력한 의혹이 남아 있다"며 "한 점도 남김없이 반드시 해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법률대리인 박주민 변호사도 "지금 국정원은 뚜렷한 자료를 보여주지도 않고 믿으라는 말만 한다"며 "이 상황에서 저희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은 검찰이 필요한 증거를 확보하도록 고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국민고발단'이라는 이름으로 고발인단을 계속 모집해 다음 달 13일에 2차 고발장을 제출할 방침이다. 국회 조사 내용에 따라 피고발인과 고발 내용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