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장사없다"…꼭 알아야 할 '무더위 건강수칙'

폭염땐 낮 11시∼오후 5시 실외활동 삼가야
고령·아동·만성질환자 외에 '도시 열섬효과'도 위험요인

전국적으로 폭염 관련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올여름 처음으로 온열질환 사망자도 나왔다.

이런 무더운 날에는 노인이나 알코올 중독자, 냉방이 잘 안 되는 주거환경에 사는 사람, 심장병 등의 만성 질환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일사병'과 '열사병' 등의 온열질환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열사병과 일사병으로 진료받은 환자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해마다 평균 1천294명에 달하는 진료인원 중 7~8월에 78.2%(1천12명)가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폭염이 예보된 날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되도록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바깥에서 작업할 때에는 휴식 시간을 충분히 갖고,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고 당부한다.

폭염의 위해성과 주의해야 할 질환을 알아본다.


◇ 폭염기간에 사망자 증가세 뚜렷

사람은 보통의 습도에서 25도 이상 온도가 지속하면 무더위를 느낀다. 이럴 때 장시간 야외 활동을 하면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등의 온열질환 질병 발생 가능성이 증가한다.

각종 연구결과를 보면 노인은 32도에서 1도가 증가할 때마다 사망자가 9명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지속적으로 고온에 노출되면 호흡기와 뇌혈관질환, 심혈관질환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정신과 약물치료를 받는 환자는 사망과 질환의 위험이 커진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폭염이 맹위를 떨쳤던 1994년 사망자의 사망원인을 전년도와 비교하면 호흡기계통질환, 내분비 및 영양대사질환, 순환기계통질환으로 말미암은 사망자가 각각 43.8%, 43%, 30.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폭염기간의 사망자 변화는 기온이 최고로 상승한 1~2일 후에 최고조에 이르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폭염에 이런 피해를 볼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 열섬효과에 따른 도시거주 ▲ 열 내성이 약해지고 고온으로 질병이 발생하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65세 이상의 고령 ▲ 체온 조절기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어린이 ▲ 고령집단에서 열로 인한 사망률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탈수증 ▲ 만성질환자 ▲ 낮은 체력수준을 보이는 과체중 등을 꼽았다.

◇ 일사병은 '더위 먹은 병'…열사병과 달라

일사병은 열에 의한 스트레스로 염분과 수분이 소실돼 생기는 질환으로, 흔히 '더위 먹은 병'으로 불린다. 열사병과 같은 질환으로 혼동해서는 안 된다.

노인에게서 흔한데, 증상은 땀을 많이 흘리고 창백하며, 두통과 위약감, 구역, 구토, 어지럼증 등을 호소한다. 피부가 차고 젖어 있으며 체온은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

만약 일사병이 의심되면 서늘한 곳에 쉬도록 하면서 시원한 음료(염분이 포함된 음료)를 마시는 게 좋다. 알코올이 포함된 음료는 피해야 한다. 차가운 물로 샤워하거나 목욕을 하는 것도 좋고, 심한 증상에는 병원에서 수액주사 등을 통해 수분과 염분을 보충하면 도움이 된다. 단, 의식이 없을 때는 아무것도 먹여서는 안 된다.

◇ 열사병…의심되면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해야

열피로와 달리 아주 심각한 질병이 열사병이다. 전형적인 열사병은 고온에 노출되고 40도 이상의 고열이 있지만 땀이 잘 나지 않으며 발작이나 혼수 같은 의식변화가 동반된다.

운동에 의한 운동성 열사병은 갑자기 고온 환경에서 격렬한 운동을 했을 때 발생한다. 이 경우는 땀을 아주 많이 흘리면서 빈맥, 저혈압, 빠른 호흡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무리한 운동을 하면 뇌의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가 착각을 일으키게 되고, 이후 지속적으로 체온이 올라가면서 모든 장기를 망가뜨려 사망하게 되는 메커니즘이다.

만약 고온에 노출되고 고열, 의식변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면 우선 열사병으로 의심하고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해야 한다. 이송을 기다리는 단계에서는 서늘한 그늘로 환자를 옮기고 옷은 다 벗긴 다음 열을 떨어뜨리는 조처를 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욕조에 찬물을 붓고 얼음을 넣어 몸을 담그거나 이게 불가능하면 미지근한 물이나 혹은 찬물을 뿌리면서 수건이나 부채로 부채질하면서 열을 떨어뜨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5~10분 간격으로 체온을 측정해 저체온증에 빠지지 않게 해야 하는 점이다.

열관련 질환에서 의식을 때에는 시원한 물을 마시는 게 도움이 되지만 열사병처럼 의식이 없은 경우에 물을 먹이다가 폐로 흡입되면 더 위험해질 수 있는 만큼 피해야 한다. 또 열사병을 예방하려면 기온이 높은 한낮에 야외 활동을 삼가고, 운동할 때 열 반사에 유리한 흰색이나 밝은 색의 옷을 입는 게 좋다.

◇ 폭염 때 건강 보호를 위한 9대 예방수칙

1. 뜨거운 음식과 과식을 피하고,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규칙적으로 물을 섭취한다.
2. 땀을 많이 흘렸을 때는 염분과 미네랄을 보충한다.
3. 헐렁하고 가벼운 옷을 입는다.
4. 낮에는 되도록 야외활동을 삼가고, 야외 활동 시엔 일광 화상을 입지 않도록 창이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를 착용한다.
5. 될 수 있으면 실내에서 활동하고, 에어컨이 작동되는 공공장소를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6. 스스로 몸의 이상증상(심장 두근거림, 호흡곤란, 두통, 어지럼증)을 느끼면 즉시 휴식을 취한다.
7. 고위험군인 노인과 영유아, 고도 비만자, 야외 근로자, 만성질환자(고혈압, 심장질환, 우울증 등)에 대해 관심을 둔다.
8. 주정차된 차에 어린이나 동물을 혼자 두지 않는다.
9.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119에 전화하고 나서 그늘진 시원한 곳으로 이동시켜 환자의 체온을 낮추기 위한 응급처치를 취한다. 단,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는 물을 먹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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