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말 화통도감 존속했다면 임진왜란 없었을 것"

K2 전차
자주국방 무기체계의 초석이 된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잇따른 방위산업 비리의 여파로 방위 역량이 훼손될 가능성에 대해 간곡하게 우려를 나타냈다.


정홍용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은 29일 ADD 창설 45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정 소장은 "최근 방위사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편승해 무기 획득체계와 국방연구개발을 함부로 재단해서는 커다란 후유증을 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의 생존과 안보능력 배양을 위해 국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 종합적인 관점에서 판단하고 신중하게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려 말인 1377년 최무선의 건의로 설치된 화통도감도 역사의 뼈아픈 타산지석으로 거론됐다.

(사진=국방부 제공/자료사진)
화통도감은 화약을 대량 생산하고 주화, 철탄자, 촉천화 등의 다양한 대포를 개발함으로써 왜구를 격퇴하는데 큰 기여를 했지만 오래지 않아 명맥이 끊기고 말았다.

만약 화통도감이 지속적으로 발전했더라면 이후 벌어진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에서 그리 참혹한 피해를 입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정 소장은 "최근 드러난 방산 비리는 방위'산업'의 비리가 아니라 방위'사업'의 비리"라며 묵묵히 일해 온 연구개발진 전체가 욕을 먹고 사기를 꺾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970년 창설된 ADD는 맨 주먹으로 시작해 기본 병기부터 세계 수준의 첨단무기까지 171종을 독자 개발하는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현무(지대지미사일), 신궁(휴대용 지대공미사일), 청상어(경어뢰), 해성(함대함미사일), KT-1(기본훈련기) 등 ADD가 선정한 '명품 10선'은 동급 최강을 자랑한다.

이 과정에서 연구개발에 16조원을 투자했고, 그 결과 방산 수출 등을 통해 187조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ADD는 추산했다.

하지만 명품 10선 가운데 K11 복합소총과 K21 보병전투장갑차, K2 전차, K9 자주포 등 무려 4종은 중대한 결함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한국 방위산업의 위상을 실추시키고 국산 무기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

ADD는 창설 45주년을 맞아 이 같은 과거의 시행착오에 대해서는 깨끗이 시인하고 반성하는 한편 제2의 도약을 위한 적극적 지원을 당부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