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은 "라디오는 TV보다 솔직해서 좋아요"

사진=MBC 제공
"17년간 DJ석을 지켜온 비결요? 제가 엉덩이가 좀 무겁거든요."

양희은(63)은 17년 째 MBC 라디오 간판프로그램 '여성시대'의 안방마님으로 활약하고 있다.

MBC 표준FM(95.9MHz) '여성시대' 40주년과 새로운 파트너 서경석(43) 씨 합류를 기념해 지난 28일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양희은은 "47살(1999년)에 처음 이 프로그램을 맡았을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진행할 지 몰랐는데, 이제는 빼놓을 수 없는 일상이 됐다. ('여성시대' 진행은)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17년 동안 매일 아침(오전 9시 5분~11시)마다 청취자를 만나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터. 양희은은 "제가 엉덩이가 좀 무겁다. 이쪽 저쪽 곁눈질하지 않는 개인적인 성향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며 "'여성시대' 덕분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 저한테 스스럼없이 다가와 따뜻한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서경석은 6번째 남자 짝꿍이다. 1999년에 처음 '여성시대' 마이크를 잡은 양희은은 그동안 정한용, 김승현, 전유성, 송승환, 강석우 등과 파트너를 이뤘다. 지난 27일부터 호흡을 맞추고 있는 서경석에 대해 양희은은 "이틀밖에 안 됐는데 오래 함께 해온 것 같은 편안함이 있다. 장단점은 방송하면서 차차 알아가겠다"고 했다.


양희은은 남녀 DJ의 관계를 배드민턴 복식조에 비유했다. "배드민턴 복식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서로 믿는 가운데 상대의 장점은 극대화시키고, 단점은 보완해줘야 해요. 방송도 마찬가지죠."

'여성시대'는 주부 애청자가 많은 프로그램이다. 17년 전과 지금, 청취자들이 보내오는 사연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양희은은 "그때만 해도 가정폭력과 관련된 사연이 많았지만 요즘은 별로 없다. 가정폭력이 줄어서 그렇다기 보다는 쉼터를 찾는 등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피해여성들이 많아지면서 억장이 무너져 쓰는 편지가 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사연 소개가 피해여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해 마음이 무겁기도 했지만 차마 편지조차 쓸 수 없는 누군가는 이런 사연을 들으며 '나와 똑같구나'라고 느끼고 보이지 않는 거대한 연대가 생긴다"고 웃었다.

그렇다면 양희은이 생각하는 라디오의 매력은 뭘까.

"라디오는 TV보다 훨씬 솔직해서 좋아요. TV는 시각적인 현란함 때문에 진실을 못 볼 수 있는데, 라디오는 말과 말 사이의 호흡을 느끼면서 귀 기울여 듣기 때문에 사람들의 진실과 거짓을 다 읽을 수 있어요. 내 삶에 덫칠할 필요가 없기도 하죠."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