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삼성 주주증명서 반납…'매각' 저울질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그룹 주식을 보유하면서 발급받은 실질주주증명서를 한국예탁결제원에 반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업계와 삼성관계자 등에 따르면, 엘리엇은 지난 24일 예탁결제원에 삼성물산과 삼성화재 삼성SDI주식에 대한 실질주주증명서를 반납했다. 엘리엇은 지난달 삼성그룹 3개 계열사의 실질주주증명서를 예탁원으로부터 발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이 가진 지분은 삼성물산 7.12%, 삼성화재 1%, 삼성SDI 1%다.

실질주주증명서는 주주가 한국예탁결제원에 맡긴 주식에 대해 본인 소유임을 확인받는 문서로 증명서를 발급받은 주주는 증명서를 보유한 기간 중에 주식을 처분할 수 없다. 그러나 반납할 경우 주식을 처분할 수 있다. 이 증명서는 주식 발행 회사에 주주의 권리를 행사하거나 법원에 주주 소송을 낼 때 필요하다.

이같은 내용으로 미뤄볼 때, 엘리엇이 실질주주증명서를 반납한 행위의 이면에는 2가지 이유가 작용했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첫째는 주주권리행사나 소송제기의 필요성이 없어졌음을 드러내는 것이고 둘째는 주식을 처분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 아니냐는 점이다.


삼성그룹에서는 이런 점에 착안해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무효소송을 내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고 엘리엇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그룹 한 관계자는 28일 사견임을 전제로 "엘리엇이 자본금 1000억원 이상 상장사의 주주권 행사기준인 지분 0.5%만 유지하고 나머지 지분은 처분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 같다"고 전망했다.

엘리엇이 주식 처분에 나설 경우 손실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엘리엇의 삼성물산 지분은 7.12%. 총 1112만주 가운데 339만주는 6만3560원, 773만주는 매입 가격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비슷한 수준에 매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된 이후 삼성물산의 주당 가격은(27일 종가 기준)5만7900원, 28일 10시30분 기준으로는 5만6800원으로 매입가 대비 큰 폭으로 주가가 빠져 줄잡아 300억원 가까이 손실을 입은 상태다.

엘리엇 처럼 두 회사 합병에 반대한 주주들은 다음달 6일까지 회사에 주식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데 매수청구가격은 5만7234원으로 28일 기준 매수청구가가 주가보다 높다. 일단 주식시장에서 삼성물산 주가의 흐름이 변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엘리엇은 손실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주식을 처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엘리엇측은 실질주주증명서 반반에 대해서도,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추가 대응방향에 대해서도 주식처분 여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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