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은 26일 일본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요코하마와 홈 경기에서 3-0으로 앞선 8회 2사 만루에 등판, 1⅓이닝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시즌 27세이브, 센트럴리그 구원 단독 1위의 위용을 뽐냈다.
특히 고비에서 빛났다. 8회 셋업맨 후쿠하라 시노부가 난조를 보여 만루를 허용한 상황. 다음 타자는 호세 로페즈, 리그 홈런 3위(15개)의 장타자였다. 한방이면 역전을 허용할 수 있는 위기였다.
한신 벤치는 주저없이 오승환을 올렸다. 와다 유타카 감독은 '산케이스포츠' '닛칸스포츠' 등 일본 언론을 통해 "후쿠하라가 애를 먹고 있어 저 상황에서는 오승환밖에 없었다"면서 "믿고 내보냈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오승환은 멋지게 화답했다. 로페즈를 2루 뜬공으로 처리해 불을 껐다. 특유의 돌직구로 1볼-2스트라이크 유리한 볼 카운트를 가져간 뒤 6구째 커터로 요리했다.
위기를 넘긴 9회는 순조로웠다. 또 다른 외인 아롬 발디리스를 비롯해 3명을 범타로 돌려세웠다. 이날 공 15개로 마무리했다. 팀의 리그 2위 도약을 이끈 명품 마무리였다.
와다 감독은 "올스타전 이후 구위가 돌아왔다"고 칭찬했다. 오승환도 "준비는 하고 있었다"면서 "1경기 지면 3위, 이기면 선두에 올라서는 이런 상황에서 집중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