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청주청원경찰서에 따르면 6살 아들 살해 용의자인 양모(35, 여)씨가 이날 새벽 2시 30분쯤 경남 창원 서부경찰서에 제발로 찾아왔다.
청원경찰서는 검거팀을 급파해 오전 7시쯤 양 씨의 신병을 확보하고 청주로 압송했다.
◈ "함께 죽으려 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낸 양 씨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모자를 눌러 쓴 채 '혐의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답했다.
이어 "남편과 다툼이 있었는데 아이와 나가 살으라고 했다"며 "죽음을 결심했는데, 애를 혼자 두고 죽으면 천덕꾸러기가 될 것 같아 그랬다"고 말했다.
양 씨는 또 "아이를 따라 죽으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경찰 조사 결과 양 씨는 지난 18일 저녁 남편과 육아 문제로 부부싸움을 벌이다 집을 나가 버리자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다음 날인 19일 점심 때쯤 아들을 이불로 덮은 뒤 목부분을 졸라 살해했고 자신은 죽음 대신 도주를 택했다.
◈ 사흘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6세 시신
양 씨는 21일 오전 화해하자는 전화를 걸어 남편을 만난 뒤 함께 대천해수욕장으로 여행을 떠났다.
남편에게는 "아들을 친구에게 맡겼다"고 안심시켰다.
그러나 21일 저녁 남편에게 '우발적으로 밀쳤는데, 아들이 죽어 있었다'는 문자메시지를 남긴 뒤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양 씨의 남편은 "아들이 숨진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했고, 결국 살해된 지 사흘 만인 지난 21일 밤 11시 30분쯤 청주시 사천동의 한 아파트 자신의 집에서 김모(6)군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시신 발견 당시 거실 벽면 등 집안 곳곳에는 '당신 때문에 아이가 죽었다'는 등의 낙서가 있었다.
이때 부터 경찰은 양 씨를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보고 뒤를 쫓았다.
◈ 도주 나흘 만에 자수
자신의 범행을 남편에게 알린 양 씨는 이후 대전으로 택시를 타고 달아났고 서울과 창원으로 옮겨다니며 경찰의 추적을 따돌렸다.
도주 전부터 이미 지인으로부터 현금 400만 원을 빌려 놓은 상태였다.
양 씨는 일체의 연락을 끊은 채 현금만 사용했고, 머리스타일 등을 수시로 바꾸며 주로 모텔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다만 경찰의 포위망이 좁혀오자 두려움을 느낀 양 씨는 도주 나흘 만에 자수를 택했다.
경찰은 양 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한 뒤 조만간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