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참가를 앞둔 윤덕여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공격의 핵심 역할을 했던 지소연(첼시 레이디스)과 박은선(이천대교)가 불참하는 데다 소집된 선수들도 훈련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은 동아시안컵에 출전하는 4개국 가운데 객관적인 전력에서 최약체다. 높아진 축구팬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좋은 성적이 필요하지만 출발부터 매끄럽지 않다.
동아시안컵을 앞두고 24일 낮 경기도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소집된 '윤덕여호'는 다소 복잡한 일정 속에 훈련을 소화한다.
지소연과 박은선의 빈자리를 대신할 유일한 해외파 장슬기(고베 아이낙)과 소속팀 일정으로 하루 늦게 소집하는 권하늘(부산 상무)를 제외한 21명이 24일 소집해 한 차례 훈련한 대표팀은 25일 오전과 오후로 나눠 훈련한 뒤 각자 소속팀으로 흩어진다.
27일 열릴 WK리그 19라운드에 출전한 선수들은 다시 28일에 23명 전원이 소집돼 29일 대회가 열리는 중국 우한으로 출국한다. 24일부터 29일까지 쉴 새 없는 일정이 여자 축구대표팀을 기다리고 있다.
주요대회를 앞두고 대한축구협회와 여자축구연맹은 일정을 조율한다. 하지만 올해는 여자 월드컵으로 WK리그가 40일가량 중단된 데다 선수권대회 등 다른 대회까지 소화해야 하는 만큼 경기 일정을 조율할 예비일이 부족하다는 것이 여자축구연맹의 설명이다. 윤덕여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치열한 순위 경쟁을 하는 소속팀으로 대표선수들을 되돌려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소집을 앞두고 공격수 유영아(인천 현대제철)과 수비수 김혜영(이천대교)이 부상으로 대표팀 합류가 무산된 만큼 각자의 팀에서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되 다치지만 말고 돌아와 달라는 부탁을 했다. 대신 짧은 훈련은 최대한 밝은 분위기로 소화했다.
공격진의 떨어진 무게감 극복과 함께 대표선수들의 부상 관리까지 복잡한 상황에서도 윤덕여 감독은 "월드컵보다 더 강한 상대들과 싸워야 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지만 감동을 주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