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임금피크제 도입, 고용시장 유연화 등 노동개혁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추진 과정에서 노동계의 대규모 반발 등 큰 진통이 예상된다.
◇ 與 노동개혁 추진 시동…특위 구성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회동 이후 브리핑을 통해 "하반기엔 우리 노동시장구조를 개선하고 청년 고용 절벽 해소에 절실한 노동개혁 추진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당정청 간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당정청은 상반기 노동개혁 추진과정에서 노동계의 반발로 중단된 노사정위원회 활동을 재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가 이날 중견기업인과의 간담회 갖고 '노사정위 재가동의 중간역할'을 자임하는가 하면 노동개혁에 반대해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한국노총 관계자를 찾아가 설득하는 등 이미 노사정위 재가동을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17일 "나라를 위해서 표를 생각하지 않고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겠다"며 노동개혁을 위한 배수진을 친 상태다.
새누리당은 4년여전인 지난 2011년 노조전임자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도입으로 파기된 한국노총과의 정책연대를 재추진해 노동개혁에 반발하고 있는 노동계와의 소통창구로 삼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이와함께 최연소 노동부 장관 출신인 이인제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노동개혁 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이른바 4대개혁 과제 가운데 상반기에 추진한 공무원연금개혁 과정에서 특위를 구성해 성과를 봤다는 점에서 노동개혁 과정에서도 특위를 적극 활동하겠는 구상이다.
◇ 임금피크제 與 "청년층 위해" vs 勞 "임금만 삭감"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구상하고 새누리당이 주도할 노동개혁은 공무원연금개혁 추진 과정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험로가 예상된다.
공무원연금개혁 과정에서도 공무원 노조 등의 반발이 있었지만 공무원이라는 신분상의 제약으로 집단행동 등 큰 반발이 없었지만 민간부문이 주대상인 노동개혁을 놓고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조의 대규모 총파업을 비롯한 노동계의 강한 저항이 예상된다
특히, 일부 반발도 있었지만 공무원연금개혁을 놓고는 국민적 공감대라는 추진 동력이 있었으나 노동개혁을 놓고서는 국민 대다수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모으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각론으로 들어가보면 첫번째 쟁점인 '임금피크제' 도입을 둘러싸고 새누리당 등 여권과 노동계가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여권은 내년부터 정년이 60세로 늘어나는 만큼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신규 고용 창출을 위해 임금피크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청년실업이 심각한 상황에서 임금수준이 높은 고령 근로자의 희생 없이는 청년실업 해법도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 노동계를 압박하고 있다.
반면 노동계는 법적으로 정년이 늘어나더라도 실질적으로 명퇴 등으로 근로자의 정년이 50대 초반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피크제 도입은 임금삭감 효과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 일반해고 도입 與 "상생 협력 vs 勞 "쉬운 해고"
두번째 쟁점은 '노동시장 유연화'로 정규직 근로자의 해고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23조를 개정해 현재 '징계해고'와 '정리해고' 두가지 뿐인 해고요건에 '일반해고'도 추가하는 것이다.
요건이 까다로운 징계해고나 정리해고와 달리 일반해고는 저성과자나 근무태도 불량자 등에 대해서도 해고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반해고 문제는 임금피크제 도입보다 훨씬 휘발성이 큰 사안으로 여권은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가 결국 비정규직에 대한 부당한 처우로 이어진다며 '상생 협력'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노동계는 일반해고를 도입할 경우 사업주가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근로자를 해고하는 소위 '쉬운 해고'가 가능해 결국은 전 근로자의 비정규직화를 초래한다며 극렬 반대하고 있다.
이처럼 임금피크제 도입과 노동시장 유연화 등 노동개혁에 대해 여권과 노동계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린다는 점에서 추진 과정이 순탄치 않은 것은 물론 타결 가능성도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