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2시간여 내내 그의 스모키한 목소리가 빚어낸 재즈에 흠뻑 취했고, 공연 후에는 이래서 사람들이 로라 피지를 ‘한국인이 좋아하는 재즈 보컬리스트’로 꼽는 이유를 깨달았다.
2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재즈 파크 빅 밴드’(지휘 최우혁)와 오른 로라 피지는 로맨틱하면서도 흥겨운 재즈 선율로 한여름 무더위에 지친 관객의 마음을 시원하게 적셨다.
1부 첫 곡 ‘나잇 앤 데이’(Night and day)를 마치자 “헬로 코리아”(Hello Korea)를 외치며 반갑다는 인사를 던진 뒤 로라 피지는 “여러분들이 그리웠다”(I missed you)며 애정을 표시했다.
이날 공연은 재즈에 익숙하지 않아도 한번쯤은 영화나 CF 등에서 들어봤을 법한 친근한 곡이 대다수였다.
특히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1998)에 삽입되면서 한국인에게 익숙한 곡이 된 ‘렛 데어 비 러브’(Let there be love)와 CF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아이 러브 유 포 센티멘탈 리즌스'(I love you for sentimental reasons)를 부르자 관객들은 로라 피지에게 큰 박수와 환호로 보답했다.
관객을 휘어잡는 무대 매너 역시 뛰어났다. 일방통행의 '쇼'( Show)가 아닌 관객이 참여하는 '파티'(Party)였다.
그는 자신이 존경하는 프랑스 대표 작곡가 미셀 르그랑(Michel Legrand)의 곡 ‘아이 윌 웨이트 포 유’(I will wait for you)를 부를 때는 박수가 아닌 손가락을 튕기라고 조언해 웃음을 선사하더니, 이어 ‘쎄시봉’(C'est si bon)을 부를 때는 관객에게 "시봉, 시봉"을 따라 부르도록 했다. 순식간에 관객에서 합창단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합창단뿐만 아니라 댄서가 되기도 했다.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Quizas Quizas Quizas)를 부를 때 로라 피지는 "너무 오랫동안 앉아 있었다"며 관객을 모두 일으켜 세우더니 몇 가지 춤 동작을 전수했다. 이어 노래에 맞춰 춤을 추게 했다. 이날 공연의 절정이었던 순간이다.
공연을 마친 그는 사인회를 열고 이날 찾아온 관객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어주는 팬서비스를 진행했다. 관객들은 사인을 받기 위해 긴 줄을 서는 번거로움도 감수하는 등 로라 피지의 매력에 흠뻑 빠진 모습을 보였다.
한편 한여름 밤을 재즈 선율로 수놓은 재즈 디바 로라 피지의 무대는 23일 저녁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한 차례 더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