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원한 박주영 "아프다고 대충할 생각 없다"

시즌 초반 훈련 중 무릎 상태 악화, 서서히 몸 상태 끌어올리는 중

등 번호 91번의 공격수 박주영은 온전하지 않은 무릎 상태에도 불구하고 포항과 FA컵 8강에서 홀로 2골을 넣으며 서울의 2-1 역전승을 이끌었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아프다고 해서 대충할 생각은 없다. 나를 믿어주는 감독님 때문에라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2015 하나은행 FA컵' 6라운드(8강). 상대는 물론, 무더위와도 싸워야 했던 이 경기에서 박주영은 남다른 집중력으로 홀로 2골을 넣으며 서울의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경기를 앞두고 최용수 감독은 박주영의 무릎에 작은 연골 조각이 돌아다니고 있어 물이 차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에 기대를 걸었다. 황선홍 감독 역시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로 박주영을 꼽았다.


두 감독의 예상대로 박주영은 '해결사'의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서울이 0-1로 뒤진 전반 25분 선제골 실점 후 3분 만에 동점골을 뽑은 데 이어 후반 23분에는 역전골까지 넣었다.

오른쪽 무릎에 얼음 주머니를 잔뜩 붙이고 나타난 박주영은 "지난 리그 경기에서 포항에 패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무장하고 나왔다"면서 "선제골을 내줬지만 포기하지 않고 경기한 덕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승리의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내가 골을 넣은 것보다 팀 승리가 더욱 기쁘다"면서 "홈에서 많이 이기지 못해 팬들께 죄송했다. 오늘 승리로 그런 마음을 씻을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시즌 초반 훈련을 하다 무릎 상태가 나빠졌다고 밝힌 박주영은 "아프다고 해서 대충할 생각은 없다. 나를 믿어주는 감독님 때문에라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덕분에 100%는 아니지만 무릎도 정상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어 후반기에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속팀에서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만큼 최근 최전방 공격수 자원을 찾는 슈틸리케 감독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 경기는 슈틸리케 감독이 팬들과 만나 맥주와 함께 축구를 즐기는 '슈맥데이' 행사가 열린 만큼 슈틸리케 감독이 현장에서 박주영의 활약을 확인할 기회였다.

하지만 정작 박주영은 "지금은 대표팀 욕심 없다"면서 "아직 내가 정상이 아니라 팀에서 열심히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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