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가 지름길을 택하지 않는 이유

[노컷 인터뷰] 7인조 신인 걸그룹 소나무

(사진=TS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해 12월 데뷔한 소나무는 신인 걸그룹 중 유독 이목을 끄는 팀이다. 걸그룹과는 거리가 먼 이름 때문만은 아니다. 소녀풍 의상을 입고 청순을 강조하지도, 파격적인 노출로 섹시함을 내세우지도 않았다는 점이 더 큰 이유다. 이들은 단기간에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지름길을 택하지 않고, ‘걸스 힙합’이라는 팀의 정체성을 꾸준히 유지 중이다.


최근 두 번째 미니앨범 ‘쿠션’을 발매한 소나무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왜 굳이 힘든 길을 택했는지, 원하는 콘셉트를 하지 못해 회사가 밉지는 않았는지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이랬다.

“빨리 떠서 이름을 알리기보다는 소나무처럼 오래오래 꾸준히 음악활동을 하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물론 소나무의 콘셉트가 섹시나 청순이 아니라 낯설게 느끼실 수 있지만,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알아주시겠죠?”

생각보다 긍정적인 소녀들이었다. 데뷔 당시 선배 그룹과 같은 풍선색깔 등으로 악플 세례를 받았던 것을 언급하자 “물론 상처를 받았지만 무플 보다는 악플, 무관심 보단 관심을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을 정도다.

막내 뉴썬은 아직 고등학생 3학년이고 맏언니 수민이 이제 갓 스무살을 넘겼을 뿐인데, ‘도인’ 스러운 이미지를 풍겼다. 혹독한 연습 과정이 소녀들을 단단한 소나무처럼 만들어 낸 이유일지도 모른다.

소나무는 지난 3월부터 컴백을 준비했는데, 오후부터 다음날 오전까지 하루 연습시간이 무려 13시간이었다고 한다. 컴백 쇼케이스까지 7명이서 총 30kg을 감량하라는 특명(?)까지 받았었단다.

또 힘든 연습 뒤 자고 일어나 체중계에 올라 당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운동이 추가됐다. 숙소 생활 중이지만 개인 휴대전화도 없고, 노트북을 사용할 시간이 부족해 웹서핑을 하려면 회사 컴퓨터를 사용해야 한다. 답답하고 힘들지 않냐고 묻자 “연습생 때부터 적응이 되어서 괜찮다”며 웃었다.

“어릴 때부터 가수의 꿈이 있었고, 지금 꿈이 이뤘기 때문에 힘들지 않아요. 친구들은 ‘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저희는 빨리 꿈을 이룬 셈이잖아요. 또 무대 위에 올라갔을 때 큰 함성 소리를 들으면 ‘살아있다’는 느낌도 들고요. 우리가 힘든지만 버틸 수 있는 이유예요.”

연습 과정이 힘들었기에 앨범에 대한 애착이 클 수밖에. 소나무는 “이를 악물고 컴백을 준비했고, 애정을 많이 쏟았다”고 입을 모았다.

소나무의 이번 앨범에는 ‘쿠션’, ‘빙그르르’, ‘깊어’, ‘OK’, ‘다 거짓말’, ‘상영시간 무한대’ 등 다양한 장르의 6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은 힙합 리듬에 일렉트로닉, 록 요소가 가미된 ‘쿠션’이다. 소나무 특유의 ‘걸스 힙합’에 약간의 소녀 감성이 추가됐다.

“‘쿠션’이라는 곡명만 봤을 때는 뭔가 푹신한 느낌일 것 같지만, 우린 ‘반전 매력’을 가진 소나무 아닙니까. 이번에도 힙합을 기반으로 하고 일렉트로닉 요소까지 추가한 곡이에요. 이를 위해 무대 의상은 레자 소재를 사용했고, 여성스러움도 함께 강조하기 위해서 헤어 스타일을 비비드 컬러로 바꿔봤어요.”

데뷔곡 ‘데자부’가 음원차트에서 빠르게 사라지는 아픔을 맛봤던 소나무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믿는다”며 “애정을 쏟은 만큼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어요. 덕분에 춤, 보컬, 랩 실력 등 멤버별로 발전을 많이 했다고 생각해요. 데뷔곡이 하루 정도 음원 차트에 머물렀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는데요. ‘쿠션’은 오랫동안 차트에 머무르면서 사랑받는 곡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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