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로 발견된 농약병이 경찰 압수수색 당시 수거하지 못하고 빠뜨린 증거 물품이 되는 셈이어서 경찰의 허술한 수사력에 논란이 일고 있다.
경북 상주경찰서는 22일 오후 공식 브리핑을 열고 "지난 17일 피의자 자택 압수수색을 하던 중 주택 하단 창고에서 농약병 등이 든 노란색 비닐봉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압수수색 다음날인 18일 박씨의 아들이 집 안에서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바로 그 농약병이다. 결국 박씨 가족이 신고한 농약병은 경찰이 압수수색을 했던 지난 17일에도 놓여져 있던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해당 농약병이 1996년도에 생산돼 오래된 제품인데다 창고 깊숙이 보관돼 사람의 손이 닿은 흔적이 없어 압수 가치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창고에서 노란색 비닐봉지에 담긴 농약병을 발견할 당시 이번 사건의 증거로 제시된 진짜 농약병이 발견되는 바람에 압수 수색 팀들이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그대로 둔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마을회관 사이다 음료수에 들어있던 농약과 똑같은 성분의 농약병이었는데도 경찰이 이를 빠뜨린 것이어서 경찰 수사의 신뢰성에 상당한 치명타를 입게 됐다.
특히 수사를 맡고 있는 상주경찰서 수사과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압수수색 당시 분명 없었던 물건"이라며 "제3자가 가져다 놓은 것으로 보고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혀 논란의 빌미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외에도 경찰은 수사 첫 브리핑 자리에서 사이다 음료수에서 검출된 농약을 살충제가 아닌 제초제라고 밝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경찰은 그동안 확보한 증거로도 혐의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며 자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결정적 증거는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경찰이 확보한 농약병에서는 박씨의 지문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피의자와 가족 측은 "누가 누명을 씌우려는 것 같다. 경찰이 억지로 짜맞추기식 수사를 하고 있다"며 수사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