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정원 해킹 컴퓨터의 발자국 모두 보고 싶다"

유사 프로그램 구매 내역, 숨진 임 과장 감찰 내역도 공개해야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국민정보지키기 위원장이 21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국정원 불법 사찰 의혹과 관련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정보지기키위원회 안철수 위원장이 21일 "해킹프로그램 로그파일 원본을 제출하라"고 국정원에 요구했다.

안철수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문가들이 분석하는데도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로그파일을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국가정보원에 방문해서 서너 시간 동안 확인하라는 것은 증거를 은폐하겠다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며 국정원을 강하게 압박했다.

로그파일은 컴퓨터의 모든 활동내역이 기록된 파일로 '컴퓨터의 발자국' 같은 것인데 이번에 문제가 된 해킹프로그램의 로그파일을 분석하면 국정원이 해킹프로그램을 어떻게 이용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안 위원장의 설명이다.

안 위원장은 "로그파일 원본공개가 이뤄져야 국정원이 해킹프로그램을 통해 민간인을 사찰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로그파일 원본공개가 이번 사건의 핵심적인 문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또 'Gamma Group의 Finfisher'나 'NSO Group의 Pegasus' 등 문제가 된 해킹프로그램과 유사한 프로그램을 구매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안 위원장은 "모든 공작은 '플랜A'의 실패나 노출 등 오염에 대비하고 공작팀 간 경쟁을 위해 '플랜B'와 '플랜C'를 동시에 진행 한다"며 "플랜B나 플랜C(유사한 프로그램)가 없다면 국정원의 정보공작이 무능한 것이고 (구매 내역 등)공개하지 않는다면 사안을 축소, 은폐하려는 것"이라며 국정원을 옥죄었다.

숨진 채 발견된 국정원 임모 과장과 관련해서는 "임 과장이 삭제 또는 수정해서 훼손된 디스크 원본과 복구한 디스크 파일을 동시에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훼손된 디스크 파일과 복구된 디스크 파일을 비교해야 제대로 된 복구가 이뤄졌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안 위원장은 또 임 과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배경을 확인하기 위해 임 과장이 감찰 과정에서 작성한 진술서와 감찰조서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이 임 과장에 대한 감찰여부에 대해 말을 바꾼것이 대해서는 "(이 의원의 말을) 신뢰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꼬집으며 "국가적으로 중대한 사안에 대해 국정원이 감찰을 하지 않았다면 이는 정보기관으로서 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 안철수 "국정원과 여당은 정쟁 중단해야"

도감청 의혹과 관련된 새누리당과 국정원의 대응에 대해서는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안 위원장은 "누구나 의혹을 가질 만한 사건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것을 근거 없는 의혹으로 매도하고 자해행위로 매도하는 국정원의 행태는 공작 정치에 버금가는 것"이라며 국정원을 정조준 했다.

국정원을 비호하고 나선 새누리당에 대해서도 "진상규명 노력을 기울이기보다 파문 차단과 의혹 축소에만 몰두하며 국정원 대변인으로 전락했다"며 "국정원과 여당은 정쟁을 중단해 달라"며 새누리당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당 지도부와 원내지도부, 정보위원회, 안 위원장 등 국민정보지기키위원회 등은 고위전략회의를 통해 이런 내용을 확인하고 정보위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국정원 등에 관련 자료를 요구했다.

이날 요구된 자료는 RCS 구입 목적과 구매 계약내역, 예산 등 RCS 구매 관련 사항과 RCS 테스트 시점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로그파일, 내부 운용 조직, 감청 내역 등 RCS 운용 관련 내용 등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도감청 장치 설치 신고서와 RCS 구입 및 운용을 정보위에 신고하지 않은 이유, 도감청 관련 내부 매뉴얼 등 관련 규정(법령)이나 관련 자료와 숨진 국정원 직원이 이탈리아 해킹팀과 주고받은 메일 일체, 국정원 예산 품의서 등 모두 7개 분야 30개 자료가 국정원 등에 제출 요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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