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종교에 빠져 가족을 버리고 가출한 대학생 아들을 둔 A(47·강릉) 씨. 아들의 가출 이후 취재진이 직접 만나본 A 씨 부부의 삶은 말 그대로 절망적이었다.
그 누구보다 독실한 믿음이 있었고 모범적인 생활을 하던 아들에게 정말 상상할 수 조차 없었던 일들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평범한 가정을 유지하던 A 씨의 가족은 아들 B(21) 씨가 지난해 신천지 종교에 빠지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고 가정이 파괴되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A 씨 부부는 "아들이 어떻게 부모와 형제를 버리고 가출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다"며 "신천지라는 종교집단이 정말 무서운 곳이라는 사실을 지금도 뼈져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봄부터 신천지 종교집단에 드나들었던 아들 B 씨가 집을 처음 뛰쳐나간 것은 지난 5월 22일. 이때부터 A 씨 가정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B 씨는 처음 집을 나간 뒤 가끔 안부는 확인할 수 있었지만 가출한 지 1주일 가량 지나면서 연락을 아예 끊어버려 A 씨 부부는 불안한 나날을 보냈다.
아들과의 연락이 닿지 않자 A 씨부부는 아들을 찾기 위해 생업마저 포기하며 정신없이 아들을 찾는데만 모든 생각을 쏟아 부었다.
A 씨 부부는 아들이 가출한 뒤 신천지에 들어갔다는 확신을 갖고 지난달 10일부터 신천지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C 목사를 비롯해 비슷한 처지의 또 다른 피해가정과 힘을 모았다.
A 씨는 "신천지에 들어가면 우선 가족으로부터 멀어져 경찰에 신고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말을 주변에서 들어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들을 찾기 위한 시위활동이 계속 이어가자 이를 지켜보던 경찰은 지난 1일 신천지측과 A 씨 부부가 참석한 가운데 경찰의 중재 하에 아들을 A 씨 부부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하지만 A 씨 가정은 이것이 끝이아니라 더 큰 불행이 시작됐다.
A 씨 부부는 가족 품으로 돌아온 아들을 열흘이 넘도록 강릉시 부연동의 한 펜션에서 함께 지내며 끊임없는 대화와 상담 등을 통해 올바른 종교관을 갖도록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A 씨와 아들은 신천지 개종 문제로 인한 언쟁을 높여갔고 또다시 갈등이 벌어졌다.
급기야 아들 B 씨는 아버지가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지난 11일 오후 3시쯤 펜션을 빠져나간 후 신천지에 전화를 걸면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이후 아들도 떠나버리고 부모는 경찰 조사까지 받는 또다른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아들 B 씨는 신천지로 다시 돌아면서 신천지 지시 아래 그동안 부모와 펜션에서 함께 지낸 것을 감금이라고 주장하며 경찰에 신고했기 때문이다.
최근 경찰조사를 마치고 나온 A 씨 부부는 "아들과 조용한 곳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 펜션에 머무른 것을 어찌 감금이라고 부모를 신고하는지 할 말이 없다"며 "아들이 신천지에 빠지면서 수개월 동안 부모와 연락을 끊었고 잘 다니던 학교마저 포기했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또 A 씨는 "지난해 11월 교회 목사님으로부터 아들이 신천지와 접촉하고 있는 것 같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때 강하게 말리지 못했던 것이 너무도 후회스럽고 심정이 찢어진다"고 울먹였다.
뿐만아니라 A 씨는 아들을 신천지로부터 끌어내기 위해 자신의 직장도 포기할 정도로 매달리면서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다.
화물운수업에 함께 종사하던 A씨부부는 "2달 가까이 업무를 보지못하면서 거래처도 하나 둘 끊어졌고, 돈벌이도 시원치않아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등 모든 것을 잃었다"고 한탄했다.
A씨 부부는 "아들이 다시 돌아올 수만 있다면 그 어떠한 형사 처벌도 두렵지 않고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다"면서 "그저 아들이 예전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전하며 눈물을 훔쳤다.
단란한 가정에서 태어나 신앙생활을 비롯해 학교생활 등에서도 별 다른 문제 없이 지내왔고 신학대학교로의 진학을 희망하며 그 누구보다도 독실한 신앙을 가졌던 아들 B씨.
이단 종교인 신천지는 A씨 부부와 아들을 '천륜을 어기는 사이'로 만들며 불행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