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重, 한국 피해자에는 찬밥… "한국정부가 자초"

'근로정신대 할머니를 위한 시민모임'(시민모임)은 세계 2차 전쟁범죄기업인 미쓰비시 중공업 계열사가 강제 노역 피해와 관련해 미국 피해자와 달리 한국 피해자에 대해서는 찬밥 취급하고 있는 것은 이미 끝난 문제라며 밝힌 우리 정부가 자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쓰비시重 계열사, 미국 피해자에 공식 사과

전범기업인 미쓰비시 중공업의 계열사는 미쓰비시 머티리얼 대표단이 19일 미국을 직접 찾아 2차 대전 당시 미군 포로들을 강제노역에 동원한 데 대해 머리를 숙여 공식 사과했다.

1940년대 태평양 전쟁 당시 미군 포로 1만2천여 명은 일본으로 이송돼 탄광 등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렸고, 이 가운데 10%가량은 숨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쓰비시 머티리얼의 전신 미쓰비시 광업도 미군 포로 9백여 명을 강제노역에 동원한 바 있다.

기무라 히카루 미쓰비시 머티리얼 상무 등 대표단은 "미쓰비시 광업을 계승한 회사로서 과거의 비극에 대해 윤리적인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번 사과는 자신들의 결정에 의한 것으로써 일본 정부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쓰비시 머트리얼 측은 "앞으로 네덜란드 등 다른 나라의 강제노역 피해자에게도 사과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이번 조치는 사실상 기업의 자발적 해결을 권고한 일본 최고재판소의 판결 취지의 연장선에서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중요한 역사적 의미가 있다.

◇한국인 징용 피해자는 '찬밥'

그런데도 한국의 일제 강제 노역 피해자들은 같은 회사로 끌려가, 같은 고통을 겪었지만, 한국인 피해자들은 미국 피해자들과 달리 '찬밥' 취급을 받고 있다.

미쓰비시 중공업은 미국인 피해자들의 요구가 없어도 달려가 머리를 숙이고 사죄를 구하는 반면, 한국인 피해자들은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있어도 부당하다며 대법원에 상고하는 등 시간 끌기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 사는 일본의 침략전쟁 기간 군수산업으로 급팽창한 기업으로 조선인 강제동원 수만 1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쓰비시 계열사 중 미쓰비시 머트리얼의 전신 미쓰비시 광업만 해도 일본 내 27개 작업장, 한반도 내에서도 37개소의 탄광과 군수공장을 운영한 바 있다.

대표적인 곳이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군함도(하시마 탄광)와 다카시마 탄광 등으로 ‘송장이 되지 않고는 돌아올 수 없다.’라고 알려진 악명 높은 군함도에서 숨진 조선인 사망자만 약 120여 명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쓰비시 머트리얼은 또, 이번 미국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에 앞서 전쟁 시기 동원된 중국인 노동자와 유족 3천765명과도 합의 직전 단계까지 피해자 보상 문제를 논의 한 바 있다.

막판 피해자 측에 의해 화해가 중단된 바 있지만, 미쓰비시 머트리얼은 ▲피해자 1인당 10만 위안(약 1천769만 원)을 지급 ▲조사비용 2억 엔 ▲문제 해결을 위한 기금을 설립 등의 구체적 입장까지 내놓으며 타결 입장을 비친 바 있다.

반면에 미쓰비시중공업은 지난 2010년 11월부터 2012년 7월까지 미쓰비시 중공업 측의 요청으로 근로 정신대 피해 할머니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피해자 측과 16차례 교섭 자리를 가졌지만, 시종 무성의한 자세로 교섭을 파행상태로 내몰았다.

◇한국정부 "日강제노역 피해자 보상 마무리"… 찬밥 자초

더욱이 안타까운 것은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일본군 ‘위안부’ 문제 ▲사할린 피해자 ▲원폭 피해자 문제 이외에는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마무리 지어졌다는 입장을 보여 국적에 따라 피 값도 달라지는 오늘의 이 치욕과 수모는 우리 정부가 자초한 것이다고 시민모임은 주장했다.

시민모임은 일제 식민지 아래에 한반도 이외로 강제동원된 숫자만 약 130여만 명에 이르고, 현재 일본 기업들에 대한 소송에서 1인당 8천만 원~1억2천만 원의 배상 명령이 내려지는 상황이어서 일본 정부와 기업의 책임이 없다면, 우리 정부는 약 130조 원에 이르는 보상액을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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