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국정원 직원 유서 추가 공개 "사랑해 미안해…."

19일 업무관련 유서 이어 20일 가족에 남긴 나머지 유서도 공개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20일 해킹 프로그램 운영을 담당하다가 자살한 국가정보원 직원 임모(45)씨가 가족에게 남긴 유서를 공개했다.

앞서 임씨는 지난 18일 오후 12시쯤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화산리 한 야산 중턱에서 자신의 마티즈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임씨의 유족들은 이날 오전 10시쯤 "(임씨가) 출근한다며 오전 5시 밖으로 나간 뒤 오전 8시부터 10여 차례 전화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관할 소방서에 신고했다.

소방관들은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수색에 나선지 1시간여 만에 숨진 임씨를 발견했다.

임씨는 발견 당시 운전석에 앉아 옆으로 넘어진 채 숨져 있었으며 조수석 등에서 번개탄과 함께 A4 용지 크기의 노트에 자필로 쓴 유서 3장이 놓여 있었다.

임씨는 A4용지 크기 노트 3장에 자필로 가족, 부모, 직장에 유서를 남겼다. 직장에 남긴 유서 1장은 지난 19일 경찰이 언론에 공개했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제공)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제공)
[경찰이 공개한 가족과 부모에게 보내는 유서 전문]


여보! 짊어질 짐들이 너무 무겁다.

운동해서 왕자 만든다고 약속했는데 중간에 포기해서 미안해. OO 잘 부탁해.

당신을 정말 사랑해.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자.

부족한 나를 그토록 많이 사랑해줘서 고마워. 사랑해

OO아. 미안하다. 너는 나의 희망이었고 꿈이었다.

OO생활 잘 마치고 훌륭한 OO이 되리라 믿는다. 아빠처럼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 엄마와 OO랑 잘 지내고 마음에 큰 상처를 주어 미안하다.

극단적인 아빠의 판단이 아버지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인데 요즘 짊어져야 할 일들이

너무 힘이 든다. 훌륭하게 자라줘라. 사랑해.

OO아. 웃는 모습이 예쁜 우리 아기. 고3인데 힘들지? 언니방에서 자고 있더구나. 좀 더 친근한 아빠가 되지 못해 미안하다.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OO가 되리라 믿는다. 사랑해.

아버지. 자식 된 도리를 다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엄마. 자주 들르지 못했는데 미안해요. OO이라 그래도 항상 마음은 엄마에게 있었어요. 자식 된 도리 다하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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