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정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니아의 하이랜드 메도우스 골프클럽(파71 · 6512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 마지막 4라운드에서 장하나(23, 비씨카드)와 동률을 이룬 뒤 연장전에서 정상에 올랐다.
3라운드까지 장하나에 2타 뒤졌던 최운정은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솎아내는 깔끔한 플레이로 최종 14언더파를 기록했다. 잠시 선두로 나서기도 했지만, 4라운드 막판 16~17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3타를 더 줄인 장하나와 동률.
결국 연장 첫 홀에서 장하나를 따돌렸다.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전. 최운정은 침착하게 파 세이브를 기록했다. 반면 장하나는 보기에 그쳤다.
감격의 첫 우승이다.
그동안 최운정은 꾸준히 성적을 냈다. 우승은 없었지만, 세계랭킹도 40위였다. 지난해에는 한국 골퍼 최초로 모범상을 받기도 했다.
2009년 데뷔해 정확히 157번째 출전 대회에서 정상에 섰다. 2012년 6월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 ,2013년 11월 미즈노 클래식 준우승, 지난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준우승 등 우승 문턱에서 여러 차례 주저앉기도 했지만, 157번째 도전에서 우승을 일궈냈다. 올해는 2월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과 4월 롯데 챔피언십 공동 4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LPGA 투어 홈페이지도 "최운정이 157번째 출전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운정은 전문 캐디 없이 아버지 최지연씨가 2부 투어 시절부터 캐디를 맡고 있다. 벌써 8년째다. LPGA 투어 홈페이지는 "최운정의 아버지는 경찰 출신으로 8년 만에 캐디를 그만 둘 수 있게 됐다. 트로피를 들어올릴 때까지 캐디를 맡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운정은 "믿을 수 없다. 정말 믿을 수 없다"면서 "나의 꿈이 이뤄졌다. 정말 기분이 좋다. 아버지와 8년 동안 함께 했는데 어떤 사람들은 캐디 때문에 우승을 못한다는 말까지 했다. 나는 아버지와 함께 하면서 즐거웠다. 첫 번째 우승은 어려웠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 우승은 더 쉬울 것이다. 이번 우승이 터닝 포인트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로써 한국 골퍼들은 시즌 11승째를 합작했다. 2006년, 2009년과 동률이다.
LPGA 투어 데뷔 첫 승을 노리던 장하나는 연장전을 버티지 못했다. 선두를 질주하다가 11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한 것이 뼈아팠다.
장하나와 함께 루키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효주(20, 롯데)와 백규정(20, CJ오쇼핑)은 최종합계 11언더파 공동 5위에 올랐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 KB금융그룹)는 10언더파 공동 8위를 기록했고, 세계랭킹 2위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는 13언다파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