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롯데)는 18일 열린 올스타전에서 한 타석만 소화한 뒤 쉬려고 했다. 무릎 부상 때문이다. 하지만 첫 타석부터 홈런이 나오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두 번째 타석 역시 안타를 치면서 결국 6회말 수비에서야 양의지(두산)와 교체됐다. 대신 여자친구가 지켜보는 가운데 올스타전 MVP라는 값진 선물을 받았다.
기자단 투표 43표 가운데 26표를 받았다. 2이닝 퍼펙트를 기록한 유희관(두산)이 11표로 뒤를 이었지만, 홈런의 임팩트가 더 강했다.
강민호는 "오늘은 참가 목적으로 왔었다. 원래 첫 타석만 하고 나오려고 했다. 그런데 첫 타석에서 홈런이 나왔다. 류중일 감독님께서 'MVP 노려봐야지'라고 말하셨고, 두 번째도 안타를 쳐서 더 뛰었다"면서 "황재균 홈런에 긴장했지만, 재균이는 2년 전에 받았으니 관심이 덜 할 거라 생각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계속해서 "무릎이 안 좋아서 걱정도 됐다"면서 "하지만 1군에서 빠져서 2군 훈련을 하고 올라왔다. 이종운 감독님도 '괜찮으면 뛰어라'고 하셨다. 실전 감각을 올릴 필요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여자친구 앞에서 받은 MVP라 더 값졌다.
강민호는 "세리머니는 여자친구를 위한 것"이라면서 "여자친구가 오면 홈런이 나온다. 그렇다고 계속 오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홈런 레이스에서도 하나씩 밖에 못 쳤다. 올스타전 홈런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강민호의 MVP와 함께 롯데는 통산 15번째 올스타 MVP를 배출했다. 1982년 초대 올스타 MVP 김용희 현 SK 감독을 시작으로 34차례 올스타전 가운데 15번이나 롯데 선수가 MVP를 받았다. 2010년 이후로 한정해도 2010년 홍성흔(현 두산), 2012년 황재균, 2013년 전준우에 이은 네 번째다.
강민호는 "재균이랑 농담 삼아서 '팀에서 이렇게 하자'고 말했다. 다른 팀 선수들도 '왜 여기 와서 분풀이를 하냐'고 놀렸다"면서 "시즌 초반에 잘 하다가 부상으로 많이 빠져있었다. 후반기에 다시 반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