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두산 감독은 " 정확도를 겸비한 블랙이 타선에 있고 없고는 차이가 크다"고 봤다. 두산은 14일 8-1로 졌지만 블랙이 빠진 15일은 11-0 완승을 거뒀다. 블랙은 올해 28경기 타율 3할4푼9리 38안타 7홈런 20타점을 올려줬다.
조범현 케이티 감독 역시 "올 시즌 블랙이 합류한 이후부터 팀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고 전반기를 평가했다. 올해부터 1군에 합류한 케이티는 개막 후 11승43패로 허덕이다 블랙이 합류한 6월 4일 이후 16승14패로 선전했다.
과연 케이티는 시즌 초반으로 돌아간 듯했다. 마운드가 제몫을 했지만 타선이 무기력했다.
특히 두산의 빵빵한 배터리 장원준-양의지 콤비에 완전히 당했다. 둘은 '블랙아웃'된 케이티의 3-0 영봉패를 이끌었다. 전반기를 기분좋게 마무리했다.
장원준은 마운드에서 양의지와 함께 완벽한 호흡을 이뤘다. 가뜩이나 파워가 떨어진 케이티 타선은 장원준-양의지 배터리 앞에 더욱 무기력했다.
84억 몸값의 장원준은 삼진 4개를 솎아내며 안타 6개, 볼넷 2개만 내주는 무실점 쾌투를 펼쳐 가치를 입증했다. 최고 구속 144km의 묵직한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도 예리했다.
8회까지 꼭 100개의 공을 던진 장원준은 완봉승까지 바라봤다. 그러나 9회 첫 타자 박경수에게 안타를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불펜이 리드를 지키면서 장원준은 시즌 9승째(5패)를 따냈다.
양의지는 노련한 리드와 함께 타석에서도 힘을 냈다. 홈런 2방을 몰아치며 승리의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결승포와 쐐기포 모두 양의지의 몫이었다. 0-0이던 2회 1사에서 양의지는 상대 에이스 크리스 옥스프링으로부터 선제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시속 130km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고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양의지는 1-0으로 앞선 4회도 힘껏 방망이를 돌렸다. 풀 카운트에서 옥스프링의 시속 119km 커브를 노려쳐 역시 왼쪽 담장을 넘겼다. 2-0으로 달아나는 개인 통산 4호 연타석 홈런이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양의지는 2-0으로 불안하게 앞선 8회 1사 만루에서 귀중한 타점을 올렸다. 상대 필승 마무리 장시환으로부터 큼직한 중견수 뜬공으로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은 타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