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행간 주제 들어보겠습니다.
◆ 김성완> 요즘 정치권에서 무슨 일이 생겼다 하면 홍준표 경남지사의 이름이 거론이 되는데요. 화제가 될 만한 이야기거리는 없고 홍 지사에게 별로 좋지 않은 일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어디선가 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나는 홍준표,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행간 제목이 영화 제목을 참고하신 것 같아요.
◆ 김성완> 어떻게 아셨어요. 맞습니다. 2004년에 개봉한 영화였었죠. 제목이 무려 26글자인 그런 영화입니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아마 보신 분들이 꽤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저도 봤습니다.
◆ 김성완> 그 제목을 패러디를 했는데요. 영화 속 홍 반장은 마을의 궂은일을 다 도맡아서 하는 그런 역할을 하잖아요. 다 알아서 처리를 해 주기도 하고. 그런데 공교롭게도 홍준표 지사의 과거 별명이 홍 반장이었습니다. 시원시원한 리더십, 또 당에 어려움이 있으면 특유의 돌파력으로 그 어려움을 해결해 줬기 때문에 홍 반장이라는 별명이 붙은 건데요. 그런데 그랬던 홍 반장이 요즘은 좀 변했습니다. 마을의 궂은일을 찾아서 하기는커녕 엉뚱한 소동만 만들고 사고만 치고 있는 이런 상황입니다.
◇ 박재홍> 궂은일을 오히려 만들기도 하는 거죠, 그러니까.
◆ 김성완> 그것도 맞는 얘기인 것 같네요.
◇ 박재홍> 홍준표 지사의 폭탄주 사건, 그 말씀을 하시려고 하는거죠?
◆ 김성완> 맞습니다. 혹시 홍 지사가 폭탄주 마시는 사진, 보셨습니까?
◇ 박재홍> 저도 봤습니다.
◆ 김성완> 폭탄주잔이 맥주잔이 아니라 양푼이잖아요.
◇ 박재홍> 사발식 같았어요.
◆ 김성완> 사발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너무 큰 잔인 것 같습니다. 양푼이 한 우리 가족 대여섯 명이 먹을 만큼의 비빔밥을 만들어도 될 만큼.
◇ 박재홍> 세숫대야죠.
◆ 김성완> 거의 세숫대야 수준입니다. 그 정도로 큰데요. 홍 지사가 식당에서 양푼이 폭탄주를 마시려고 입을 딱 대는 순간에 사진이 찰칵 찍혔습니다. 옆에서 경남도의회 의원들이 좋아라 이러면서 박수를 치고 웃는 장면이 나와있는데요. 사진이 한 장 더 있습니다. 이번에는 홍 지사가 의원들과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인데요. 얼큰하게 취한 의원들이 박수를 치고 한쪽에서는 술을 마시고 하는 그 와중에 홍 지사가 즐겁게 노래는 부르는 그런 장면이 사진으로 찍힌 겁니다.
◇ 박재홍> 이 사진 홍 지사의 비서실장이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려서 알려진 건데. 이 정도 파문이 일어날지는 몰랐던가 봐요.
◆ 김성완> 아마 몰랐으니까 이렇게 했겠죠. 알았으면 이렇게 하지 못했겠죠. 그런데 더 문제가 되는 게 바로 태풍이 지나간 바로 그 다음날이었다, 이래서 더 큰 문제가 되는 거잖아요.
◇ 박재홍> 그렇죠.
◆ 김성완> 태풍 '찬홈'이 경남지방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게 지난 12일이었습니다. 여객선이 통제되고 어선이 전복되고 가로수가 넘어지는 그런 피해가 발생했는데요. 술자리가 있었던 13일도 '찬홈'의 영향에서 경남이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런 상황이라면 도지사가 공무원 비상대기 시켜놓고 피해 상황 점검하고 복구를 지휘해야 할 그런 상황이잖아요. 그런데 홍 지사는 바로 그날 저녁에 폭탄주 만찬을 열었다, 이런 겁니다. 이게 취임 1주년을 맞아서 도의회 상임위원들과 돌아가면서 만찬을 했는데 바로 그날이 농해양수산위 소속 의원 10여 명과 저녁만찬이 잡혔던 날이라고 합니다. 경남지사 비서실장이 이걸 SNS에 올리면서 파문이 일어났던 건데요. 그날 밤 11시 15분에 SNS에 글을 올리면서 노래방 사진 장면에 대해서 설명을 해놨는데 이렇게 해놨습니다. '지사님께서 노래방에서 세 곡을 때리셨다. 추풍령, 굳세어라 금순아, 인생' 이렇게 자랑을 해놨습니다. 이 사진을 공유한 석영철 전 도의원은 '도민의 혈세로 노래주점에서 한 잔 드시려면 조용히 곱게나 드시던지 기가 막히다.' 이렇게 일갈을 하기도 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요즘 보면 홍 지사가 하는 일마다 언론에 나오고, 비판을 받고 있는 것 같아요.
◆ 김성완> 맞습니다. 홍 지사가 요즘 중앙정치 무대를 떠난 지 너무 오래돼서 그런가요? 원래 정치감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하잖아요. 감이 많이 떨어진 것 같기도 하고. 성완종 리스트 수사로 너무 큰 충격과 실망을 받았나... 뭔가 좀 달라진 것 같아라고 느끼는 그럴 때가 굉장히 많은데요. 박근혜 대통령이 부정부패 척결을 외치는 상황에서 올해 9월쯤인가요? 공무원골프대회를 열겠다, 이게 최초라고 하던데요, 도에서 주최하는 것은. 이러지를 않나. 무상급식 주민투표 얘기하니까 그럼 교육감도 같이 투표 받아라 이러지를 않나. 이번 같은 경우에도 태풍 피해가 난 상황에서 도의원들과 폭탄주를 돌리는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과거 사례를 들춰보면 홍 지사가 이런 일을 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2006년이었는데요. 대정부질의 때 이해찬 전 총리를 막 공격을 했어요. 이 전 총리하면 '우중골프', '3.1절 골프'로 굉장히 유명하고 또 나중에 그것 때문에 총리직까지 결국 내놨는데요. 그때 ‘총리가 골프를 치면서 브로커와 놀아났다.’ 이렇게 비판을 했었습니다. 그 당시 우중골프를 쳤다고 비판했는데, 그때는 호우경보가 발령된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이번엔 태풍이 왔잖아요. 그때나 이때나 별반 다르지 않아요. 홍지사가 만약 임명직 같은 경우였다면 자리를 내놔야 할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런데 홍 지사가 선출직이기 때문에 사실 자리를 버티고 있는지 모르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본인이 과거 사례를 좀 까먹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듭니다.
◇ 박재홍> 말씀 들어보니까 홍지사께서 예전에 비해서 변하기는 변한 것 같네요.
◆ 김성완> 예전의 홍 반장은 이렇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홍 반장은요, 비주류였지만 당당하기도 했고요. 2012년 총선에서 5선 도전에 실패했잖아요. 그때 홍 반장은 이제 끝났다, 이러면서 이야기가 나왔거든요, 정치권 내부에서. 하지만 그 후에 대선과 함께 치러진 경남지사 보궐선거에 출마를 해서 당당하게 당선이 됐어요. ‘홍 반장은 역시 대단해, 절대 죽지 않아,다시 살아날 수 있어.’ 그런 평가들이 그 당시에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홍준표 지사가 무상급식 폐지, 진주의료원 폐쇄하고. 언젠가부터 자기 페이스를 잃어버린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 예전의 모습과 비교하면 절대 하지 않을 것 같은 일들도 지금 막 벌이고 있는 거거든요. 초조함에 쫓기고 있는 사람처럼. 그래서 ‘나를 좀 더 봐주시오.’라고 얘기하는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다,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결국 오기만 남고 그리고 독불장군처럼 이렇게 행동하는 모습들은 국민들이나 경남도민들에게 굉장히 실망감을 줄 뿐입니다.
◇ 박재홍> 안타까운 얘기네요.
◆ 김성완> 오늘 '행간'의 요약은 '홍 지사여, 홍 반장으로 돌아오라'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김성완 씨였어요.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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