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원내대표는 이날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선출된 직후 협상 '카운터 파트너'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찾았다. 새누리당에서는 김정훈 신임 정책위의장이, 새정치연합에서는 이윤석 원내수석부대표가 배석했다.
이 원내대표는 "원 원내대표님이 친정(야당)을 잘 아는 만큼 일그러진 삼권분립 삼각형을 복원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며 "야당 원내대표에게 설 자리를 주시라"고 덕담을 건넸다. 원 원내대표가 지난 16대 국회에서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새천년민주당 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했던 점을 상기시킨 발언이다.
이에 원 원내대표는 "총선이라는 큰 정치이벤트가 있어 각 당의 이해가 걸릴 수밖에 없지만, 국민에 무한 봉사하는 마음으로 함께 하자"고 화답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는 본격적 의제인 추경 논의가 이어졌다. 원 원내대표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가뭄 이후 민생현장이 매우 어렵다"며 "추경안이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원내대표는 이에 "목표는 24일로 하되, 7월 중에 처리하는 것으로 하자"면서도 몇몇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예산을 사례로 들며 "적절치 않은 추경 예산에 대해서는 야당의 의견을 충실히 들어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원유철 원내대표도 야당 출신임을 역이용해 '통 큰' 양보를 제안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취임 선물을 해달라"고 제안했다. 취임 선물이란 '추경 통과'를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당이 제안한 원내대표 정례회동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원 원내대표가 제안한 것에 대해 이 원내대표가 '형식보다 내용'을 강조했다. '성완종 리스트' 검찰 수사를 보완키 위한 특검 실시도 테이블에 올랐다. 야당은 현행 상설특검법으로는 특검의 규모와 시기에 제한이 있어 별도의 특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날 회동에는 새정치연합 강기정 정책위의장이 배석하지 않아 논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내대표가 강 의장에게 회동 사실을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이 더 깊어진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