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강기정, 메르스 피해병원 지원증액 두고 '재충돌'

이종걸 "메르스 피해병원 지원 4,900억원" vs 강기정 "조정‧상의 없이 일방 발표해도 되나"

왼쪽부터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강기정 정책위의장 (자료사진)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강기정 정책위의장 사이의 불협화음이 다시 터져 나오고 있다.

14일 이 원내대표가 개최한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기자간담회에 강 정책위의장이 참석하지 않으면서 지난 9일 자체 추경안 논의하는 과정에서 메르스 피해병원 지원액 산정을 두고 고성을 주고받으며 충돌했던 두 사람의 갈등이 다시 표출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안민석 의원과 메르스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용익 의원 등과 함께 자체 추경안 기자간담회를 열였다.

정부가 제출한 11조 8,000억원 규모의 추경안 중 세입보전용 5조 6,000억 원을 제외한 6조 5,000억원 규모의 자체 추경안을 확정했는데, 특히 지난 9일 3,000억원(정부안 1,000억원)으로 증액했던 메르스피해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예산을 4,900억원으로 증액토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르스 사태가 아직 종식되지 않았고, 전체 피해규모가 제대로 산정되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메르스 피해 의료기관의 피해액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 9월 발표한 자체 추경안에는 삼성병원을 메르스 피해 지원 대상 의료기관에서 제외했지만 이번에는 포함하는 방향으로 수정됐다.

이 원내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을 두고 강 정책위의장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의원 총회에서 확정한 삼성병원을 제외한 메르스 피해병원 지원 규모를 본인과 아무런 상의 없이 증액하고, 삼성병원까지 지원대상에 포함시킨데 따른 것이다.

강 정책위의장은 "메르스 피해병원 지원규모는 3천억원으로 하고, 삼성병원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이 의원총회 결과였는데 원내대표가 왜 마음대로 지원규모와 지원 대상에 삼성병원 포함여부를 언급하느냐"고 말했다.

강 정책위의장은 "추경 이야기를 하려면 정책위의장과 조정하거나 상의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기자간담회가 열린다는 사실도 전달받지 못했다"며 불쾌해 했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 9일 자체 추경안 발표를 앞두고 열린 비공개 정책조정회의에서 메르스 피해 의료기관 지원규모를 두고 고성을 주고받으며 부딪힌 바 있다.

강 정책위의장은 정책조정회의에서 의료기관 지원예산을 정부안보다 1,000억원 증액한 2,000억원으로 산정했지만 이 원내대표는 피해규모 산정이 잘못됐다며 대규모 증액을 요구했고, 고성이 오간 끝에 강 정책위의장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추경 기자간담회에서 강 정책위의장을 배제한 이 원내대표의 행보는 정책위의장직 교체를 재자 압박하고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기자회견이기 때문에 원내대표를 보강하는 메르스 특위와 예결특위만 (참석) 대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 간 이견이 있어서 강 정책위의장이 참석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니다. 어차피 (의료기관 지원예산의) 증액입장은 정해졌고, 여야가 합의됐는데 야당 안에서 합의가 안 됐을 리 없지 않느냐"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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