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에 몰린 '쇼미더머니4',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가사 논란 등으로 구설…'실력자 발굴' 취지 되살려야

Mnet '쇼미더머니4' 제작발표회에서 프로듀서를 맡은 힙합 뮤지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팔로알토, 지코, 지누, 타블로, 션, 산이, 버벌진트, 박재범, 로꼬. 박종민기자
Mnet 힙합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4'가 코너에 몰렸다. 분위기는 꽤 심각하다. 일부 참가자들이 원색적인 표현이 담긴 가사를 내뱉은 것이 원인이다.

특히 우승 후보로 꼽혔던 위너 송민호의 가사가 파장이 컸다. 지난 10일 방송된 '쇼미더머니4' 3회에서는 1대1 맞대결을 벌인 3차 예선이 그려졌다. 이날 송민호는 자신감 있는 랩으로 가사 실수를 범한 맞대결 상대 김용수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았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그가 내뱉은 가사가 문제가 됐다. 송민호의 랩에는 "MINO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가사가 포함돼 있었고, 방송 후 일부 시청자들은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이었다'고 비난에 나섰다.

논란이 커지자 '쇼미더머니4' 측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제작진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명백한 제작진의 실수이며 편집에 더욱 더 신중을 기하겠다고 공식 사과했다. 그러면서 "불쾌감과 실망감을 드리게 된 점 사과드리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사전 심의에 더욱 더 신중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작진의 사과에도 사태는 쉽게 수습되지 않았다. 같은날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사과를 요구하는 항의성명서를 냈기 때문.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측은 "산부인과 의사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송민호와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제작진의 사과에 재발방지에 대한 공식적 의사 표명을 요구했다.


(사진=Mnet 제공)
발등에 불이 붙은 송민호는 결국 공식 사과했다. 그는 자신이 소속된 팀 위너의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논란이 된 가사에 대해 진심으로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너무 후회스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는 글을 남겼다.

또한 "경쟁 프로그램 안에서 그들보다 더 자극적인 단어 선택과 가사를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잘못된 결과를 초래한 것 같다"며 "정신을 차리고 나니 방송에 나온 저의 모습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한없이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불쾌하셨을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하루 뒤인 14일 산부인과의사회가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논란은 어느정도 진정되는 모양새다. 동시에 향후 대처가 더욱 중요해졌다.

무엇보다 과도한 경쟁심을 유발해 논란을 만드는 주 원인을 개선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코너에 몰린 참가자들은 경쟁자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깎아 내리기 바쁘다. 자극적인 가사로 주목을 받으려는 움직임도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과정 속 진정성을 담은 가사가 나오길 기대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결국 시청률과 화제성을 위해 참가자들을 코너에 몰 것이 아니라 재능을 뽐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추락한 이미지를 회복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실력있는 래퍼를 발굴하겠다는 기획 의도를 살려내야 할 시점이다.

한편 '쇼미더머니4' 측은 CBS노컷뉴스에 "현재 16명의 참가자가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제작진과 참가자 모두 분위기를 인지하고 있다. 향후 현장에서부터 철저하게 논란을 방지하도록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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