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리베로 김해란(31)과 임명옥(29)을 맞바꾸는 일대일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 마산 제일여고 2년 선후배인 둘은 김해란이 2002년, 임명옥이 2004년에 각각 프로에 데뷔한 이후 처음으로 이적했다.
김해란은 V-리그 역대 디그와 수비 부문 1위, 임명옥도 V-리그 개인 통산 디그, 리시브, 수비 모두 3위에 올라있는 V-리그 대표 리베로. 하지만 도로공사와 인삼공사는 나란히 리베로 교체라는 강수를 통해 새 시즌을 준비하는 첫걸음을 뗐다.
13일 청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 청주·KOVO컵 프로배구대회’ 조별리그 여자부 A조 2차전’을 앞두고 두 감독은 베테랑 리베로의 트레이드가 선수는 물론, 팀에도 도움이 되는 선택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성희 인삼공사 감독은 “(임)명옥이가 안정감이 장점이라면, (김)해란이는 리시브 범위가 넓은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경기에서 선수들을 이끌어 줄 수 있는 능력이 더 낫다”고 평가했다.
이성희 감독의 말처럼 김해란은 이날 경기에 투입되지 않았지만 벤치에서 코치처럼 후배들을 격려하고 지시하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는 동료들이 투입을 대비해 몸을 푸는 것까지 돕는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다.
현역시절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렸던 리베로 출신의 이호 도로공사 감독은 임명옥의 장점으로 안정적인 서브 리시브를 꼽았다. “지난 경기에서도 문정원이 흔들려도 리시브 성공률이 60%나 됐다”면서 “정말 대단한 수치다. 자기 역할을 완벽하게 해줬다”고 칭찬했다.
실제 이날 경기에서 임명옥은 수차례 몸을 날려 어려운 상황에서도 공을 살렸고, 리시브 성공률이 55%에 가까워 이호 감독은 박수와 환호로 임명옥을 격려했다. 하지만 결과는 인삼공사가 3-1(15-25 25-23 25-22 25-17)로 역전승했다.
비록 김해란은 무릎 부상에서 재활 중인 탓에 끝까지 벤치를 지켰지만 팀 승리로 웃었다. 임명옥은 매 세트 코트를 누비며 이적 후에도 주전 리베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다만 팀이 2연패로 KOVO컵대회를 조기에 마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두 팀의 첫 맞대결 결과를 떠나 이성희 감독은 V-리그 여자부를 대표하는 두 리베로의 이적을 두고 “선수와 구단 모두가 윈-윈하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분명 김해란과 임명옥의 이적은 새 시즌 V-리그 여자부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