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잘나가는' SM·YG…왜 한류 전초기지 세울까?
② ★ 없는 SM 아티움 3층…그 미지의 세계 속으로
③ 팬들은 '봉'?…치솟는 MD 상품값의 비밀
④ 만나면 대박?…스타와 중소기업의 기묘한 동업관계
오래 전부터 아티스트와 연계된 MD 상품은 기획사들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인기 아이돌 스타들이 한 번 콘서트를 열 때 마다 MD 상품은 불티나게 팔려 나간다. 이를 얻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해 새로운 MD 상품이 출시되면 이 역시 금방 자취를 감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짝퉁' MD 상품들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서울 번화가 지하상가에서 버젓이 성업 중인 곳도 있고, 아이돌 그룹 콘서트가 열리는 장소만 돌아다니며 '짝퉁' MD 상품을 파는 상인들도 있다.
MD 상품의 주 구매층은 아이돌 그룹의 팬이다. MD 상품 시장은 팬들의 열정적이고 압도적인 구매력을 먹고 자라났다. 그러나 폭발적인 구매력에 비해 국내 MD 상품 가격은 결코 저렴한 편이 아니다.
부채, 비닐 파일, 볼펜, 스티커 등 가장 저렴한 품목이 몇 천원 가량에서 시작하고 일반 문구류 및 소형 액세서리는 1만 원에서 2만 원을 훌쩍 넘기는 일이 다반사다. 담요, 쿠션커버 등 생활 품목은 3~4만 원, 고가 상품은 5만 원에 육박하기도 한다.
부채만 따져보면 시중 가격의 5배 가량 높게 판매되고 있다. 이밖의 상품들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시중 가격과 적게는 3배, 많게는 5배 정도 높은 가격이다.
일반 상품과 MD 상품의 소비 패턴은 다른 측면이 있다. 일반 상품의 구매를 결정 짓는 것이 효용 등 이성적 측면이라면 MD 상품은 '팬심'처럼 감정적 부분이 크다. 사랑하는 만큼, 아낌없이 소비하고 아낌없이 소유하는 것이다.
한 인기 아이돌 그룹의 팬 박소연(여·28) 씨는 "모든 팬들이 그렇겠지만 MD 상품을 사는 것은 어떤 필요나 효용 때문이 아니"라며 "만약 내가 MD 상품으로 펜을 샀다고 해도 그걸 일상에서 쓰지는 않을 것이다. 그냥 소유하고 보면서 즐기기 위한 것뿐이다. 그런 것에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이 대다수다"라고 설명했다.
때때로 터무니 없는 가격에 팔리는 MD 상품에 대해서는 불만을 나타냈다.
박 씨는 "정말 성의 없는 상품들이 있다. 아무리 좋아하는 가수의 얼굴이 있어도 도저히 사고 싶지 않은, 그런 상품들. 질이 좋으면 팬들은 비싸더라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질이 나쁜데 비싸니까 문제인 것이다. 그런 점들을 개선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기획사는 기획사대로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
MD 상품들은 일반 캐릭터 상품들보다 소량 생산되고, 유통망 또한 한정적이다. 앨범 발매마다 다시 MD 상품을 제작하기 때문에 애초에 대량으로 만들어 단가를 낮출 수 없다는 이야기다.
한 기획사는 앨범 콘셉트에 맞게 MD 상품을 제작할 때마다, 아예 MD 상품만을 위한 사진을 따로 촬영한다. 또, 몇 백개부터 만 단위까지 아티스트나 품목에 따라 제작 수량을 다르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쪽 분야의 전문가인 업계 관계자는 "소량 제작할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가격이 올라가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한다. 그러나 원가로 따지면 7배 가량 비싸게 판매되고 있으니, 적정한 선의 가격 책정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