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참가자의 인내심을 자극하고,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는 시스템 자체가 논란을 만들어내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10일 방송에서도 관련한 문제의 장면은 여럿 있었다. 이날 '둘 중 한 명은 반드시 탈락한다'는 방식으로 3차 오디션인 1대1 맞대결이 그려졌는데, 초초한 상황에 놓인 참가자들은 연습 과정부터 서로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상대를 깎아 내리기 바빴다. '너를 이기지 못하면 떨어진다'는 강박에 가사도 자연스럽게 거칠어질 수밖에 없었다.
특유의 악마의 편집은 이 같은 상황에 기름을 부었다. 극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자극적인 멘트나 표정을 앞뒤 상황과 무관하게 끼워 넣었기 때문이다. 1세대 래퍼 허인창도 희생양이 됐다. 허인창은 서출구와 맞대결을 벌인 후 탈락했는데, 심사위원의 평가에 반발하는 패배자로 비쳐버렸다.
또 "편집적으로 순서가 바뀌어서 저의 혹평에 대해 제가 반발하는 느낌으로 연출이 좀 가미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날 방송 말미 짧게 전파를 탄 싸이퍼 미션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제한시간 10분 안에 랩을 하지 못한 참가자는 자동 탈락하는 룰이지만 수십 명의 래퍼 앞 마이크는 단 하나. 결국 참가자들은 거친 몸싸움을 이어갔고 그야말로 '난장판'이 벌어졌다.
물론 향후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이 같은 과정을 집어넣은 것 자체만으로 '논란을 만들겠다'는 제작진의 의도가 강하게 엿보였다.
한편 '쇼미더머니4' 이상윤 PD는 제작발표회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다는 것 자체가 PD로서는 만족스럽다"며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프로그램이라면 시즌4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어느 정도 논란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물론 시청률과 화제성을 프로그램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다. 실제로 '쇼미더머니'는 이를 통해 승승장구하며 네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여러 논란이 발생한 3회 방송분 역시 유료플랫폼 기준 평균 3.3%, 최고 3.7%를 기록하며 '쇼미더머니'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하지만 말초신경을 자극하기에 앞서 힙합이라는 장르를 좀 더 진지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는 시청자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유일의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우는 만큼, 이에 걸맞은 신중한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