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반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영화 매체에 대한 통념들이다. 그런데 실제 시장을 분석해 보면 이러한 통념들이 깨지고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10일 영화시장 분석가 김형호 씨에 따르면 소위 보수 성향의 영화로 알려진, 400만 관객 돌파를 앞둔 '연평해전'은 예매율 면에서 올 상반기 100만 관객 이상을 동원한 영화들보다 10대가 1%포인트, 20대가 10%포인트 높았다. 반면 30대는 7%포인트, 40대는 4%포인트씩 적었다.
동일한 비교에서 연평해전과는 이념적으로 상반된 영화로 꼽혀 온 '소수의견'도 20대 관객이 3%포인트 높았다. 연평해전과 소수의견의 관객 동원은 모두 젊은층이 주도한 셈이다.
김 씨는 "연평해전의 경우 다른 흥행작들에 비해 10대와 20대 관객의 예매율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소수의견보다 연평해전에 20대 관객이 더욱 몰렸다는 점에서, 젊은층의 투표 경향 등을 영화 관객의 입장에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다른 해석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남성 관객들이 선호할 것으로 여기기 십상인 19금 영화도 실제 분석에서는 여성의 비중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평균보다 여성이 9%포인트, '간신'도 2%포인트 높았다. "야하다"고 소문난 영화일수록 여성 관객의 선호가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는 것이 김 씨의 설명이다.
영화 간신이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보다 흥행한 이유도 40대 이상 관객을 사로잡은 데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포영화에 대한 선호도 역시 남성보다 여성의 예매비율이 더 높았다.
지난 9일 개봉한 '손님'의 예매 관객은 상반기 평균보다 여성이 7%포인트 높았고, 손님과 같은 날 개봉한 공포외화 '인시디어스3' 역시 여성 관객의 비율이 1%포인트 올랐다.
김 씨는 "전반적으로 호러 장르는 대부분 여성, 20대 관객이 선호하는 편"이라며 "10대 관객의 경우 평균보다 손님은 1.9배, 인시디어스3는 2.6배로 크게 뛴 점도 눈길을 끈다"고 했다.
그는 애니메이션의 관객 점유율 역시 30대, 40대가 평균보다 압도적으로 높다고 전했다. 실제로 '빅 히어로' '마다가스카의 펭귄'은 10대 점유율이 평균보다 2%포인트 적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물론 숫자의 함정인데, 이들 30대와 40대 관객은 초등학생 이하 자녀층을 동반한 부모 관객일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9일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은 8%포인트, 마다가스카의 펭귄은 9%포인트, 빅 히어로는 5%포인트씩 여성 관객이 많았다는 점에서 엄마 관객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결국 한국 영화시장에서 애니메이션의 흥행은 엄마들의 선택에 달려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