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K팝이 세계적으로 사랑받기 전이었던 당시 국내에서 팝음악의 인기는 라디오 프로그램과 함께 전성기를 누렸다.
MBC의 김기덕씨와 KBS의 김광한씨가 라디오 팝음악 DJ로 양대 산맥을 이뤘고, 이들을 이종환씨와 함께 3대 DJ로 부르기도 한다.
서라벌예대를 졸업한 김광한씨는 19세의 나이에 국내 최연소 라디오 DJ로 정식 데뷔했으며, 88 서울올림픽 공식 DJ 등을 거쳐 올해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그는 특히 1980∼1990년대 KBS 2FM '김광한의 팝스 다이얼'(1982∼1994년)과 '김광한의 추억의 골든 팝스'(1999년), KBS 2TV '쇼 비디오자키'(1987~1991)를 진행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구수하면서도 편안하고 부드러운 음성과 진행 솜씨, 팝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밤 시간대 청취자의 귀를 사로잡은 그는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오빠 부대'를 이끌고 다니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서도 경인방송 FM '김광한의 팝스 다이얼'(2004년)을 진행하고, 7080 콘서트 등을 기획하며 현역으로 활동한 그는 2013년 5월부터 2014년 5월까지는 CBS표준 FM '김광한의 라디오 스타'를 통해 청취자들을 만났다.
또 지난 5월 9일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 - 한국인이 사랑하는 팝송' 편에 출연해 팝음악을 해설하며 시청자와 추억의 시간 여행을 하기도 했다.
당시 방송에서 그는 전성기 시절과 같은 입담을 보여줬고, 즉석에서 LP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또 한국 대중음악평론가협회 부회장 등 각종 음악관련 단체의 임원을 맡아 활약했다.
고인 부인과 함께 임종을 지킨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평소 건강하신 편이었는데 너무 황망하다. 할일이 많이 남으셨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