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법 '합헌' 자문 교수 "법제처 결론 납득안가"

임지봉 교수 "주변 헌법학자들 모두 '위헌 아니다'고 답해"

지난 6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이 새누리당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이에 따라 국회법 개정안은 본회의에 계류된 상태에서 19대 국회 종료와 동시에 자동 폐기되게 됐다. (사진=윤창원 기자)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법제처에 자문한 교수가 법제처의 위헌 결론에 대해 사실상 이의를 제기했다.


서강대 임지봉 교수는 9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법제처의 자문 결과가) 헌법학자를 대표할수 있는 다양한 입장을 가진 교수를 대상으로 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모법에 상충하는 시행령에 대한 국회의 수정요구권을 강화한 개정안이 헌법에 위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법제처에 냈다.

임 교수가 법제처 위헌 결정을 문제삼은 이유는 이렇다.

"내가 주변의 헌법학자에게 물어보면 국회법 개정안이 위헌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한사람도 없었다."

그는 '얼마나 많은 사람과 얘기를 했느냐는 질문에는 "전화통화를 하고 직접만나기도 해서 10명은 넘는다"고 대답했다.

앞서 법제처 제정부 처장은 지난달 2일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의 원내대표직 사퇴를 부른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강제력이 있다"며 위헌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제 처장이 이렇게 결론낸 근거는 일부 헌법학자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였다.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제 처장은 "10분 정도 자문했는데 8분 이상이 (위헌이라고 했다)"고 대답했다. 임 교수가 주변에 의견을 구한 사람과 숫자가 비슷하다.

이런 결과는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공법학자 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와는 정반대여서 논란이 일었다. 경실련 조사 결과는 82.6%가 위헌이 아니라는 응답이었다.

임 교수의 의견은 경실련의 조사 결과와 상당히 일치한다. 그는 보수언론 등에서 '헌법학자 가운데 위헌 의견이 더 많다'는 식의 기사를 실은 데 대해서도 "표본에 문제가 있는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의원 등이 법제처에 자문 내역을 요청하자 법제처는 A4지 한장짜리로 서면답변을 했다.

법제처는 임 교수 외에 2~3명을 뺀 나머지 학자들 이름을 가렸다. "본인이 이름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헌법학자 10명을 추린 과정도 밝히지 않았다.

헌법학자가 특정 법안에 대한 위헌 여부를 묻는 조사에서 이름을 밝히지 못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임 교수는 "논리적 근거가 있고 객관성이 있다면 학자로서 익명을 요구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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