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와 가뭄 '충격'…한은도 놀랐다

메르스 0.3%, 가뭄 0.1% 까먹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1%에서 2.8%로 0.3% 포인트 낮췄다.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가장 큰 요인은 메르스와 가뭄이다. 한은은 메르스가 0.3%, 가뭄이 0.1%의 성장률을 까먹은 것으로 분석했다.

6월초만해도 한은은 2분기 성장률이 전망치 1%에 근접할 것으로 기대했다. 수출은 부진하지만 기준금리 인하 효과 등으로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이 활기를 띠고, 부진했던 소비도 살아날 기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한은이 발표한 2분기 성장률은 0.4%에 불과했고, 메르스와 가뭄이 그 핵심 원인이었다. 한은 관계자도 "메르스와 가뭄의 충격이 이 정도 클 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경기부양을 위한 11조8천억원의 추경에도 불구하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3%포인트나 낮춰야 했다. 한은이 추정하는 추경으로 인한 성장률 상승효과는 0.3%이다. 추경이 없었다면 전망치는 2.5%까지 떨어질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한은의 전망치는 지난주 정부가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통해 발표한 3.1%와는 0.3%포인트의 괴리가 있다.

경제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정부는 경기를 가급적 낙관적으로 전망하려는 속성이 있다. 정책을 통해 성장률을 어느 정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 목표로서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정부 전망치는 실제 성장률과 차이가 많이 발생해도 비난을 크게 받지는 않는다.

또한, 2분기 성장률 0.4%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한은의 수정전망치는 2분기까지의 성장률 속보치와 지표들을 반영하지만 KDI(한국개발연구원)에 의존하는 정부 전망치는 이 점에서 상대적으로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

경제성장률을 전문적으로 산정하는 한국은행과 정책당국인 정부의 전망치 가운데 어느 것이 실제 성장률에 더 근접할지는 국외 변수를 제외하면, 경기부양정책 등 경제운용의 성과에 달려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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