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파동 이후 추경 검증 벼르는 野

"총선용 추경 예산은 전액 삭감"…"여야 협상 靑에 생중계해야 하나" 쓴소리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정론관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 파문으로 여야 관계가 냉각된 가운데 메르스, 가뭄, 추가경정 예산안을 놓고 야당은 철저한 검증을 벼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9일, 협상 가능한 파트너였던 유 전 원내대표가 청와대의 압력 때문에 쫓겨난데 대해 맹공을 퍼부으며 이날부터 시작될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총선용 선심성 예산을 깎겠다며 공세를 예고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자신을 사정없이 비판한 철학자 샤르트르를 손보라는 가까운 사람들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드골 대통령은 '사르트르를 건들지 말라, 그도 프랑스인이다'라고 했다"며 "대통령께서 유 원내대표가 말한 헌법 1조 1항(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을 읽어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자신과 각을 세운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새누리당을 압박해 쫓아낸 박근혜 대통령과 드골 대통령을 비교하며 박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도 "지난 두달 동안 여야협상을 함께한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 고생 많으셨다"며 "여야가 많은 고민과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 합의를 이끌었는데 아무것도 수용하지 않은 청와대와 여당 때문에 모든 것이 다 원점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고 당청을 정조준 했다.

이어 "이제 새누리당과 협상할 때 화상으로 청와대에 생중계해야 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자신들의 손으로 뽑은 원내대표를 대통령의 압박으로 몰아세운 새누리당의 태도를 꼬집는 동시에 "차기 여당 지도부는 청와대의 한 마디에 여야 합의를 뒤집어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보여줘야 하고 기존 여야 합의사항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동원 의원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유 전 원내대표의 말은 역설적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고 꼬집었다.

이날부터 시작될 추경 심사에서 공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추경은 메르스‧가뭄 극복, 경기 진작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내년 총선대비용 선심성 추경예산 1조 5,000억은 전액 삭감 대상이고, 세출구조개혁과 법인세 인상 등 세수확장에 대한 명확한 대책이 없는 세민보전 5조 6,000억원도 동의할 수 없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은 메르스‧가뭄 극복, 경기진작과 관련 없는 추경 예산은 전액 삭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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