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은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남 드래곤즈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를 앞두고 공격수 정대세의 이적 소식을 공식화했다.
정대세의 행선지는 이미 국내외 언론을 통해 알려진 대로 일본 J리그 시미즈 S-펄스. 수원은 “정대세가 8일 전남과 홈경기, 12일 부산과 원정경기까지 출전한 뒤 시미즈로 합류한다”고 밝혔다.
올 시즌 염기훈과 함께 공격을 이끄는 핵심선수인 정대세의 이적 소식에 홈경기를 앞둔 수원 구단의 분위기는 평소보다 침울했다. 특히 다른 누구보다 올 시즌 제한된 선수 구성으로 여러 대회를 소화하는 서정원 감독의 표정이 가장 좋지 않았다.
조심스레 정대세의 이야기를 꺼내자 서정원 감독은 깊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리고는 “솔직히 힘들다. 갑자기 상황이 이렇게 돼서 정리가 안 된다”고 입을 열었다.
서정원 감독은 정대세를 “공격의 핵심역할을 하는 선수”라고 표현했다. 이어 “다른 때보다 올 시즌에 모든 면에서 발전했다. 정대세 개인적으로는 자기 기량을 되찾고 이적하게 된 것은 좋은 일이지만 우리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어느 감독이 팀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가 나가는 것을 좋아하겠나”라고 말했다.
시즌 초에는 이적 제안을 가볍게 넘길 수 있었지만 올 시즌 정대세가 수원 이적 후 가장 뛰어난 경기력을 계속해서 보여주면서 점차 이적 제안이 구체적으로 됐다. 서정원 감독은 “계속 잘하니까 금액적으로 우리 팀에서 더는 잡을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수원이 시즌 중 핵심선수를 떠나 보낼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이유였다. 구단의 운영주체가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바뀌며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클럽이자 ‘큰 손’ 수원의 ‘지갑’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서정원 감독은 정대세의 빈자리를 어떻게 최소화해야 할까. 서정원 감독은 “잘하고 있는 선수의 대체자원은 없다”고 했다. “잘한다고 하는 선수를 데려와도 지금 정대세가 하는 만큼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중간에 데려오는 것은 분명 모험이다. 하지만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중국 프로축구 2부리그 연변FC로 임대돼 뛰어난 활약을 하는 하태균의 임대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거기서도 잘하고 있어 데려오기가 힘들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