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계층·세대 부문별로 최고위원을 뽑는 방안에 대해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 비노 측은 "문재인 대표의 권한이 강화됐다"고 반발하고 있어 혁신안이 확정되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 사무총장 없애면…당무 컨트롤 타워는 누가?
이번 2차 혁신안에 대해 계파를 초월해 걱정하는 대목은 사무총장 폐지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사무총장에 집중된 권력은 노골적 권력다툼의 대상이 됐고, 국민은 혐오감으로 이를 지켜봤다"며 이유를 밝혔다.
최근 사무총장 자리를 놓고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적잖은 신경전을 노출하면서 계파 갈등 일으킨 점을 지적한 것이다.
혁신위는 사무총장을 없애고 총무본부장을 신설해 역할을 대신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사무총장이 당무를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왔는데 다른 4개 본부장과 수평관계인 총무본부장이 이를 대신할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적지 않다.
486그룹 출신 의원은 "진짜 사무총장을 없앤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며 "사무총장을 없앤다고 친노·비노가 안싸우냐. 이건 혁신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사무총장을 폐지하면 당무에 대해 당 대표가 일일이 지시를 해야하는데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친노 그룹 의원도 "당무를 총괄할 기능을 어디서 할지 모르겠다"며 "당무 조정역할을 할 곳이 사라지면 당에 큰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노 측에서는 사무총장 역할이 당 대표로 넘어가 문 대표의 권한이 비대해지는 게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 최고위 재구성 실효성 놓고 갑론을박
일단 이 부분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도 없지 않다. 서울 지역 재선 의원은 "지금 최고위원들은 누구의 대표인지 불분명하다"며 "전국 청년위원장, 여성위원장, 을지로위원장 등이 최고위원을 하는 게 맞다. 지도부의 성격을 분명히 하는 것은 대선에도 도움이 될수 있다"고 말했다.
계파 중심이 아닌 지역·세대·계층별 최고위원을 선출하면 고질적인 계파 갈등이 줄어들수 있다는 것이다.
중도 성향의 초선 의원은 "계파와 조직과 돈이 있는 사람이 최고위원이 되면서 계파 이익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며 "특정 지역·계층을 대변하는 최고위원이 나오면 이런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지도부를 새로 구성하더라도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한 최고위원은 "혁신안 대로라면 당 대표 권한이 더 강화되면서 당권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서 계파 갈등이 심해질수 있다"며 "지역적 대표성을 가미하게 되면 지금의 계파성에다가 지역 분파성까지 더해져서 오히려 당이 더 분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최고위원 역시 "지금도 최고위원 경선과정에서 세대·계층부분에 대한 대표성이 반영되고 있다"며 "당이 전국의 상대로 정치를 해야하는데 출신 권역 이해관계만 주장하고 반영한다면 오히려 정치후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혁신안에 대해 "탁상공론"이라고 평가절하했다.
◇ 文대표권한 강화…계파갈등 불씨될듯
일부 비노 의원들은 선출직공직자 평가위 위원장 뿐아니라 위원까지 당 대표가 임명하도록 한 것은 "문 대표 체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반발하고 있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혁신위가 계파 패권 문제를 지적해 놓고 친노 패권에 대한 해결책은 없다"며 "공직자 평가위 위원장을 최고위 합의도 아니고 문 대표가 임명한다면 문 대표에게 전권을 주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다른 비노 의원 역시 "공직자 평가위 구성을 100%로 외부인사로 한다고 공정성과 객관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며 "위원장은 그렇다 쳐도 위원은 위원장이 독립적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친노 성향 초선 의원은 "총선과 관련해 당 대표에게 권한과 책임을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의원은 "당원 투표로 당선된 대표가 총선 과정에서 공천과 관련해 권한을 갖는 것을 너무 당연하다"며 "비노쪽의 반발을 말이 안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