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는 8일 외국인 공격수 에닝요와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례적으로 구단이 아닌 선수의 의지에 따른 계약 해지로 이미 에닝요는 클럽하우스에서 자신의 짐을 뺀 상황이다.
에닝요의 존재는 전북의 성장과 일맥상통한다. 2009시즌 대구FC에서 이적해 자신은 물론, 구단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에닝요의 활약에 전북은 2009년과 2011년 K리그에서 우승했다.
기록 면에서도 에닝요는 눈부셨다. 2013시즌에는 K리그 207경기 만에 80골, 60도움을 기록해 K리그 통산 두 번째 60(골)-60(도움) 클럽에 가입했다. K리그에서 9시즌을 뛰며 통산 231경기 81골 66도움을 기록했다.
2013시즌 도중 창춘 야타이(중국)로 이적했지만 전북에서의 좋은 기억을 잊지 못한 에닝요는 자진해서 2015시즌을 앞두고 18개월 만에 전북의 녹색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하지만 예전만 못한 경기력으로 17경기 1골 2도움에 그치자 스스로 전북을 떠나기로 했다.
몇 번이고 계속된 만류에도 에닝요는 “전북 구단과 최강희 감독, 동료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다”는 뜻을 전했고, 결국 최강희 감독도 선수의 뜻을 존중해 계약 해지에 동의했다. 구단과 감독의 큰 뜻을 잘 알고 있는 에닝요는 지난 6일 클럽하우스에서 자신의 짐을 챙겨 떠나면서도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전북 관계자는 “에닝요가 전북을 떠나며 K리그 다른 구단과는 접촉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에닝요는 한국이 아닌 브라질로 돌아가 휴식한 뒤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만큼 사실상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전히 한국에 머물고 있는 에닝요는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광주FC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를 찾아 자신을 향해 열렬한 응원을 했던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전북은 “오랜 시간 구단을 위해 헌신했던 에닝요가 브라질로 돌아가기 전 팬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 이를 따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