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양육이 주는 기쁨을 기대하면서도 동시에 자녀로 말미암은 경제적 부담도 크다고 느끼는 것이다. 자녀 양육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줘 출산율을 높이는 저출산 대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8일 보건복지이슈앤포커스를 통해 공개한 '자녀가치 국제비교'(김미숙 보사연 연구위원) 보고서를 통해 한국인이 생각하는 '자녀 가치(Value of Children)'를 주요 8개국과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2012년 미국, 스웨덴, 중국, 영국, 일본, 독일, 대만, 프랑스와 한국의 1만8천63명이 참가한 '국제사회조사프로그램(ISSP)' 조사 결과를 분석해 각국 국민이 자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펴봤다.
▲ 자녀는 부모의 기쁨이다 ▲ 자녀로 부모의 사회적 지위 상승한다 ▲ 성인 자녀는 노부모에 도움이 된다 등 3가지 긍정적인 항목과 ▲ 자녀는 부모의 자유를 제한한다 ▲ 자녀는 재정적 부담을 준다 ▲ 자녀는 부모의 경제활동 기회 제한한다 등 3가지 부정적인 항목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5점 척도로 조사했다.
조사결과, 한국인은 긍정적인 항목과 부정적인 항목 모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자녀는 부모의 기쁨이다' 항목에서는 평균(4.34)보다 다소 낮았지만, 꽤 높은 편인 4.26점을 얻었다. '자녀로 부모의 사회적 지위가 상승한다'는 항목에서도 스웨덴(3.29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3.17점을 받았다.
한국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자녀의 수는 2.72명으로 조사대상 국가 중 가장 많았다. 하지만, 실제 2011년 기준 합계 출산율(여성 1명이 가임기간 중 낳을 것으로 보이는 평균 출생아 수)은 1.24명으로 대만(1.11명)을 빼고 가장 낮았다.
자녀를 많이 낳기를 원하고 자녀를 통한 기쁨을 누리고 싶어하면서도 출산율은 낮은 것이다.
이는 자녀 출산과 양육에 대한 경제적인 부담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정적 항목인 '자녀는 부모에게 경제적 부담이다' 항목에서는 3.26점으로 프랑스(3.84점), 대만(3.38점)에 이어 세 번째로 점수가 높았다.
'자녀는 부모의 경제활동 기회를 제한한다' 항목에서는 3.25점으로 독일(3.29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자녀가 부모의 자유를 제한한다' 항목에서도 가장 높은 2.84점을 얻었다.
한국인은 긍정적인 3개 항목 평균과 부정적인 3개 항목 평균 모두에서 다른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긍정적인 항목 평균점은 3.63점으로 중국(3.74점), 미국(3.66점), 스웨덴(3.65점)에 이어 네 번째로 높았다. 부정적인 항목의 평균점은 3.26점으로 프랑스(3.27점)보다 조금 낮은 2위였다.
김미숙 보사연 연구위원은 "한국인은 자녀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도 높고 부정적인 가치도 높은 양면적인 특성을 보이고 있다"며 "자녀가 기쁨이기는 하지만 자녀양육이 경제적으로 부담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출산율을 높이려면 자녀양육에 뒤따르는 부모의 경제적 부담과 활동 제한을 완화해주는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