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드라마 앞에만 서면 '연기돌'은 왜 작아지는가

연기 경력 상당하지만…윤아 이어 수지까지 원작 드라마 캐스팅 논쟁 '발발'

걸그룹 소녀시대 윤아와 미쓰에이 수지.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종민 기자)
법칙은 깨지지 않았다. 이번엔 '국민 첫사랑' 수지가 원작 드라마 캐스팅 논쟁의 중심에 섰다.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 여주인공 캐스팅의 서막이 올랐다. 걸그룹 미쓰에이 수지는 현재 여주인공 홍설 역을 제안받았지만 출연을 확정하지는 않은 상태다.

'치인트' 방송사 tvN과 제작사 그리고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측은 7일 입을 모아 '논의만 있을 뿐, 확정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소식을 접한 시청자들은 기대 반, 우려 반의 반응을 보였다.

먼저 수지의 풋풋한 이미지가 여대생 홍설과 어울릴 것이라는 기대다. 수지는 이미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청순한 여대생 서연 역으로 '국민 첫사랑' 칭호를 얻었다.


그러나 '평범하고 눈치빠른' 홍설의 캐릭터 키워드를 놓고 보면 수지보다는 배우 천우희, 오연서 등이 더 적합하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많은 원작 팬을 보유한 원작일수록, 캐스팅 논쟁은 빈번하고 거세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 캐스팅이다. '내일도 칸타빌레'는 방송 전부터 캐스팅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원작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가 인기에 힘입어 이미 일본에서 드라마화 됐고, 드라마까지 성공을 거둔 탓이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노다메 칸타빌레'는 여주인공 노다 메구미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드라마다. 당시 이 역을 맡았던 일본 배우 우에노 쥬리는 과장된 연기가 필요한 만화적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의 호연은 곧장 '한국판' 우에노 쥬리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 수많은 여배우들이 가상 캐스팅 목록에 올랐다.

그러나 이 부푼 기대를 빗나간 일이 발생한다. 목록에 없던 걸그룹 소녀시대 윤아가 유력한 여주인공이 된 것이다. 캐스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팬들과 네티즌들은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연기 경력이 적지 않지만 노다 메구미 캐릭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캐릭터를 소화해 낼 탄탄한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결국 '한국판' 노다 메구미, 설내일 역은 배우 심은경에게로 돌아갔다.

우에노 쥬리 같은 절대적 비교 대상이 없을지라도 '치인트'에 대중이 거는 기대는 상당하다. 수지와 윤아의 상황이 겹쳐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배우가 아닌 '연기돌'이 주인공 캐스팅 물망에 오를 때, 대중의 우려는 더욱 커진다.

무엇보다 사랑받는 캐릭터가 만족할 만하게 재탄생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앞선다. 기대치만큼 뛰어난 수준의 연기력이 요구될 수밖에 없는데 단순히 '안정된' 연기력 만으로는 캐릭터 해석 능력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명 원작 드라마들에 인기와 기대에 비례하는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더욱이 여론을 고려하지 않은 캐스팅이 이뤄진다면 논란만큼은 피해갈 수 없다.

기대작인 드라마 '치인트'는 이제 막 등반할 산의 초입에 들어선 셈이다. 불 붙기 시작한 캐스팅 논쟁을 어떻게 지혜로이 넘을 것인지는 제작진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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