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확고했다.
윤석민은 메이저리그의 꿈을 접고 4년 90억원에 KIA로 돌아온 국내 최고의 우완 투수 중 하나다. 그런 투수를 단순히 컨디션 조절이나 시험 차원에서 굳이 등판시킬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었다.
김기태 감독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전을 앞두고 "지난 5일 케이티전도 그렇고 그런 선수를 시험 삼아 던지게 하는 것은 안 된다"면서 "차라리 불펜에서 타자를 세워놓고 던지는 게 맞다"고 말했다.
8일이나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지만, 윤석민은 흔들림이 없었다. 김기태 감독의 믿음 그대로였다. 8일이나 쉰 만큼 3-1로 앞선 8회말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책임졌지만, 넥센 강타선을 차례로 돌려세우며 시즌 17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윤석민은 8회말 박병호를 첫 타자로 상대했다. 넥센의 강타선이 주루룩 이어지는 타순이었다.
하지만 박병호를 유격수 땅볼, 유한준을 2루 땅볼, 김민성을 중견수 플라이로 차례로 돌려세웠다. 9회말 역시 깔끔했다. 브래드 스나이더를 삼진, 김하성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한 뒤 대타 박헌도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서건창을 2루 땅볼로 잡고 경기를 매조지었다.
2이닝 1피안타 무실점 세이브. 8일 휴식도 윤석민을 막지 못했다. 17세이브로 구원 부문 단독 선두를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