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개봉해 5일 만에 162만 관객을 동원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의 아놀드 슈왈제네거(67)와 오는 16일 개봉하는 액션 스릴러 '더 리치'의 마이클 더글라스(70)가 그 주인공이다.
◇ 영원한 '터미네이터'…아놀드 슈왈제네거
1947년생으로 오스트리아 출신인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열다섯 살이던 1961년 보디빌더로 데뷔한 이후 1970년부터 1980년까지 세계적인 보디빌딩 대회인 '미스터 올림피아'에서 일곱 차례나 우승한 전력을 지녔다.
당대 최고 보디빌더로 꼽히던 그는 1968년 미국으로 넘어가 이듬해 영화 '뉴욕의 헤라클레스'로 신고식을 치렀지만, 배우보다는 보디빌더 이미지가 강했던 탓에 10여 년간 스크린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를 배우로 각인시킨 작품은 '코난'(1982), 그리고 그 유명한 '터미네이터'(1984)다. 최근 내한 기자회견 당시 스스로 "배우로서 전환점이 된 작품"이라고 말할 만큼 터미네이터는 그에게 특별한 영화다.
그를 당대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 반열에 올려놓은 영화는 두말할 것 없이 '터미네이터2 - 심판의 날'을 꼽을 수 있다. 전편의 악역 T-800 역을 그대로 맡았지만, 미래의 지도자 존 코너를 보호하기 위해 보내진 새로운 존재로서 대반전을 선사한 덕이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정치에도 발을 들였다. 오랜 공화당 지지파인 그는 2003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보궐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와 당선된 데 이어 2006년 재선에 성공하며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주지사 임기 동안 그는 몇몇 영화의 카메오 출연을 제외하고는 모든 영화 출연 제의를 거절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2011년 주지사 자리에서 물러난 그는 할리우드 복귀를 선언했는데, 2013년 김지운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라스트 스탠드'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에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를 통해 '터미네이터3: 기계들의 반란' 이후 12년 만에 T-800으로 복귀해 새로운 터미네이터 3부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원초적 본능' 서린 눈빛…마이클 더글라스
유명배우 커크 더글라스의 맏아들로 1944년 태어난 그는 지금까지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면서 할리우드 명배우의 계보를 이어오고 있다.
1966년 영화 '팔레스타의 영웅'으로 데뷔한 마이클 더글라스는 1970년대부터 복잡다단한 현대인의 삶을 다룬 영화에 큰 관심을 지닌 제작자이자 배우로서 할리우드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1975년에는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제작자로 참여해 작품상 등 아카데미상 5개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차이나 신드롬'(1979), '로맨싱 스톤'(1984), '장미의 전쟁'(1989) 등을 제작·주연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쌓아 왔는데, 1988년에는 영화 '월 스트리트'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2000년 마이클 더글라스는 스물다섯 살 연하의 미녀 배우 캐서린 지타 존스와 재혼해 세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당시 전 부인과 이혼하면서 약 800억 원의 위자료를 지불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리고 2013년 TV 영화 '쇼를 사랑한 남자'로 에미상·골든 글로브상 등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쓸며 재기에 성공했다. 그는 올해 개봉 예정인 마블 히어로물 '앤트맨'에서 1대 앤트맨으로 출연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마이클 더글라스는 곧 개봉을 앞둔 영화 더 리치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최고 기온이 54도에 달하는 극한의 사막에서 벌어지는 생존 게임을 그린 이 영화에서 그는, 자신의 부와 명성을 위해 불의를 선택하는 희대의 악역 매덕을 연기한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긴 월 스트리트의 악랄한 투자가 고든 게코, 자신을 버린 세상 앞에서 광기를 폭발시키는 '폴링 다운'(1993)의 디펜스, '더 게임'(1997)의 돈 밖에는 모르는 약삭빠른 사업가 등 악역에 독특한 색을 부여할 줄 아는 마이클 더글라스. 그가 더 리치에서는 어떠한 악역을 선보일지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