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당국자 “英文이 정본…日에 대응 필요 못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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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세계유산 등재 협상에서 합의한 ‘강제노역’(forced to work) 관련 문구에 대해 물타기식 해석을 하는 것과 관련, 우리 정부는 사실상의 무시전략을 펴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6일 기자들과 만나 “어제 세계유산위원회의 일본 근대산업시설에 대한 심의에서 의장이 ‘영문(英文)이 정본’이라고 했다”면서 “일본 측 발표문에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동원돼 강제로 노역했다고 명시된 바, 그 뜻 그대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기자회견 내용까지 우리 정부가 일일이 코멘트 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며, 영문 문안을 그대로 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전날 밤 자국 유네스코 주재 대사의 세계유산위원회 발표문과 관련해 “강제노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혀 해석을 달리했다.

일본 정부는 ‘강제로 노역했다’고 우리 정부가 해석하는 ‘(were) forced to work’의 뜻을 강제성이 훨씬 약한 ‘일하게 됐다’는 정도로 가번역해 언론에 배포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forced to work’라는 표현이 ‘forced labor’에 비해 강제노동의 표현 강도가 약하기 때문에 이런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제2차대전 종전 직후인 1946년 뉘른베르크 국제전범재판소의 강제노동 피해 서술(…were forced to work on German fortifications…)이나 국제사법재판소(ICJ) 판결문(…forced to work in s munitions factory…) 등에 비춰볼 때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안팎에선 아베 내각 관리들이 영어 상으로는 의미가 분명한 강제노역 부분에 대해 다른 해석을 내놓는 이유에 대해 여러 국내정치적 사정이 깔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측 반응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불필요한 확전을 자제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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